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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을 사이에 두고<추천사> 조천현 사진집 『압록강 건너 사람들』
최삼룡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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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3  12: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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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는 연재 중인 ‘조천현 포토 - 조중접경지대를 가다’의 필자인 조천현 작가의 사진집 『압록강 건너 사람들』을 출간한다.

1997년부터 조중접경지대를 영상에 담아온 조천현 작가는 2008년부터 별도의 사진작업을 병행했고, 그 첫 번째 결실로 『압록강 건너 사람들』을 묶어 내놓는다.

아울러 오는 11월 8일 오후 3시부터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압록강 건너 사람들’ 사진전시회가 열리고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 30분 ‘통일뉴스 창간 16주년 기념 후원행사’가 개최된다. /편집자 주

 

최삼룡 / 중국 조선인, 문학평론가

 

   
▲ [사진 - 조천현]
   
▲ [사진 - 조천현]

10여년전 어느 문화행사에서 조천현 PD를 처음 만나던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 비디오카메라와 사진기를 들고 있었다. 30여세 되어 보이는 젊은이를 소개해주는 사람이 한국에서 온 꽃제비 삼촌이라고 하였다. 중국 사람들보다 더 검소한 복식이 나의 눈길을 끌었으며 사람이 소탈하고 무던하고 진솔한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후 조천현 PD를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중국조선족과 탈북자들에 대하여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이미 이곳에 100여 차례 드나들었으며 중국조선족과 탈북자들의 삶의 현장을 영상다큐멘터리로 기록해왔다. 아울러 압록강과 두만강 피안에서 대안에 렌즈를 돌려 숫한 사진을 찍었는데 계속 찍으려고 연길로 찾아오는 것이다.

그는 조선족이 비교적 많이 거주하는 연변, 두만강지구뿐만 아니라 조선족이 많지 않은 송화강지구와 압록강 변경지구를 여러 차례 답사하면서 숱한 조선족 서민들을 사귀였을 뿐만 아니라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어떻게 대화를 하는지 궁금하지만 한족(漢族) 서민들도 많이 알고 있다. 중국조선족의 1,000여개 자연촌의 역사와 문화와 현재 상황에 대하여 많이 알고 있고, 심지어는 어느 마을에 어떤 개성의 노인이 살고 있는가에 대하여서도 자세히 알고 있다.

어느 해 겨울에는 연변에 큰 눈이 내렸는데 조천현 PD는 두만강 하류로부터 상류와 북안의 조선족마을을 답사하면서 수천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는 이 10여년 간 어떤 마을은 열 번, 스무 번 거듭 찾아가면서 어떤 인물은 열 번, 스무번 거듭 만나면서 벗으로 사귀고 대화를 나누고 기록했다.

금년에도 7월 한 달 줄곧 중국 장백조선족자치현 한 곳에서 작업하면서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집요하고 근로하고 가지가지 곤란을 극복하면서 일하는 작업열정과 사업정신과 예술추구는 우리 연변 문예계의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와중에 조천현 PD는 그저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공안에서는 물론 문예계의 일부 인사들이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변을 제집 나들듯이 하는 그를 보는 눈이 곱지 않았으니 때로는 외국에서 파견되어 오는 공작원으로 의심을 받아 억류되기도 하고 때로는 공항에서 입국거절을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풀이할 수 없는 수모와 괄시를 당하기도 하였다. 이밖에도 이따금씩 농민들과 시민들 속에서 오는 의심과 오해, 심지어 그 이유를 모를 적의에서 오는 돌연습격은 얼마였는지 모른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진은 고도의 긴장 속에서 아니 고도의 공포 속에서 렌즈를 누른 결과였으니 초기에는 대안에서 조천현 PD를 향하여 총구멍이 안겨오기도 하고 돌이 날아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오해와 의심이 적잖이 풀리고 그의 사업과 예술을 이해주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중국 공안당국이 그를 바라보는 눈이 퍽 부드러워졌다.

   
▲ [사진 - 조천현]
   
▲ [사진 - 조천현]

이 모든 것은 조천현 PD의 남달리 소탈한 성격과 내내 서민적인 생활습관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고의 사진, 최미의 예술에 대한 끈질긴 추구의 결과라고 보이며 특히는 이념과 체제의 벽을 초월할 수 있는 그의 미학적 추구에서 온 것이다. 나는 오늘에 이르러서 중국조선족에 대한 남다른 사랑, 압록강, 두만강 피안의 사람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결과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나는 이 10여년 간 조천현 PD를 벗으로 사귄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하며 매번 만날 때마다 그의 사진작품에 매료되기도 하고 그의 남달리 소탈하고 검소하고 진솔한 인격, 인품, 인심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으며 그의 사진예술에서 남다른 추구와 뼈를 깎는 노고가 풍성한 열매를 거두기를 내내 기원하였다.

이 사진첩에 수록될 100여편의 사진을 두루 살펴보면서 나는 조천현 PD에게 “사진책의 표지를 어떻게 다는가?”고 물어보았는데 “압록강 건너 사람들”이라고 했다. 즉시에 나의 머리에 ‘압록강 피안에서 찍은 사진이 먼저 출판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먼저 이 사진책의 제목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 [사진 - 조천현]
   
▲ [사진 - 조천현]

첫째, 이 사진책의 100여장의 사진은 모두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압록강 저쪽 즉 북한의 사람들의 생활과 인문환경과 자연환경을 담고 있다.

둘째, 이 사진책의 100여장의 사진은 모두 다른 곳이 아닌 압록강 피안, 중국에서 찍은 것이다.

셋째, 이 사진책의 100여장의 사진은 모두 조천현이라고 하는 한국의 사진작가가 중국에 서서 북한을 찍은 것이다.

이렇다면 이 책의 제목 “압록강 건너 사람들”에는 사진작품의 대상, 사진의 창조주체와 촬영시각에서 모두 특별한 함의가 내포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국토분열, 민족분열의 아픔이 있으며 이념과 체제의 갈등이 있으며 이 이념과 체제의 갈등을 초월하려는

조천현 PD의 곤혹과 고민과 모지름이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사진책의 100여장의 사진을 두루 번져보면서 내가 큰 계시를 받은 것은 바로 사진작품의 이념과 리얼의 관계문제이다. 사진예술에 대하여 문외한인 나는 정말 발언권이 없지만 여기서 이 100여장의 사진을 보면서 깨우친 이념과 리얼에 대한 관계에 대한 인식을 솔직히 나타내지 않으면 유감스러울 것 같다.

이 100여장의 사진을 그 테마나 수법에 따라 여러 가지 표준으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작품들을 사진 대상들이 사진작가가 렌즈를 누르는 시각에 렌즈를 의식했는가, 하지 않았는가에 따라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진 - 조천현]
   
▲ [사진 - 조천현]

물론 렌즈를 의식할 수 없는 대상이 절대다수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사진작가의 선택이 결정적 작용을 논다. 이 사진들을 보면 조천현 PD가 자아의 이념보다 생활의 진실에 충실하였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술에서 이념과 리얼의 관계에 대한 이론은 상식 같지만 예술창작 실천 중에서는 한 예술가의 미학관과 예술양심을 고험하는 엄숙한 문제로 제기된다. 하기에 이 사진들은 세인들에게 북한 사람들의 삶의 세부를 진실하게 풋풋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하게 된다.

사실상 예술창작에서 편견이 아닌, 이념의 여과를 거치지 않은 생활의 원형과 순수를 보여주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수십 년 동안 좌적인 문예노선의 지도 아래서 문학을 해본 사람이기에 이념의 지배 하에서 문학예술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하여 비교적 명석한 이해가 있다.

이 100여장의 사진 중에는 카메라렌즈를 의식한 인물들의 사진도 있다. 몇 장이 안 되지만 이 부류의 사진에서 받은 나의 충격이 적지 않다. 압록강을 사이 두고 서로 이름도 모르고 국적도 모르고 신분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신호를 주고 호응을 하고 몸짓과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다, 어떤 사진은 마치 사진작가가 곁에서 어떤 몸짓을 하라, 어떤 표정을 지으라, 어떤 포즈를 취하라고 연출하듯 자연스럽다는 인상을 주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 사진들을 흔상하다 보면 참으로 뛰노는 생활의 맥박에 흥분하게 된다. 어떤 사진에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어떤 사진에서는 음식 익는 냄새가 풍겨오고 어떤 사진에서는 삶의 소음이 들려오기도 한다.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어디가 빼어나게

잘난 사람들이 아니라 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삶의 양상은 여기나 저기나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한국에 20여 차례 드나든 나는 감히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찍은 조천현 PD의 사진에서 보는 삶의 모습을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보통사람들의 웃음과 울음, 슬픔과 한숨이 있다는 것은 바로 조천현 PD의 이념이 아닌 진실에 충실한 예술적 양지의 표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짧은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는데 한마디 더 한다면 “압록강 건너 사람들” 이 사진집의 간행은 조천현 PD의 첫 사진집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제 두만강을 사이 두고 대안을 찍은 사진집이 나올 것이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대안을 찍은 사진보다 더 많은 줄 알고 있다.

그리고 중국조선족을 찍은 사진집도 나올 것이다. 중국조선족을 대상으로 한 사진은 중국조선족 문화의 특수성, 그 자연환경과 인문환경 등 생존환경의 특수성에 의하여 그리고 창조주체 실존의 보다 큰 자유도에 의하여 상대적으로 보다 잘된 사진작품이 많으리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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