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겸 / 동국대학교 북한학 석사


이번에는 최근 북중 경제협력의 중심지역인 함경북도의 청진시와 라선시에 대해 살펴보겠다. 이 도시들의 지명유래와 지경학적 중요성, 특히 최근 점점 중요해지는 라선시와 청진시의 대외 경제협력 상황을 함께 살펴보겠다.

▲ 함경북도와 청진시, 나선시의 위치. [자료: 이북5도위원회 (http://www.ibuk5do.go.kr) 자료 수정]

우선 라선시(羅先市)의 지명은 2000년 라진(羅進)과 선봉(先鋒) 지역을 병합하고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두 지명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중국, 러시아와 연접한 도시로서 라선시는 북한의 대외경제협력 도시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1991년 자유무역지대 경제특구로 지정된 바 있고,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과 러시아가 부두의 이용권을 획득하고 경제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다.

라선시의 행정구역은 2000년 직할시, 2004년 특급시, 2010년 특별시로 각각 지정되었다. 이미 라선시는 몇 해 전부터 중국기업인들이 ‘와글’ 거릴 정도로 개방되었으며, 꾸준히 개발협력이 진전되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 참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61696).

청진시는 함경북도의 소재지이자 주요 공업도시 중 하나이며, 관북지역의 중심으로서 가장 중요한 도시였다. 청진시에도 중국이 진출하여 부두 이용권을 확보하고 경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청진시는 일제 강점기에 공업도시로 발전되었다. 1908년 관북지역에서 가장 큰 무역항을 갖추고 해군 군사기지와 공업기지로 개발되었고, 김책제철소의 전신인 미쓰비시제철소가 설립되었다. 인근에 지하자원이 다량 매장되어 있으며 ‘함북금강’이라 불리는 칠보산도 존재한다.

최근 관북의 중심도시인 청진시의 개발은 라선시개발계획과의 연관 속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러시아에 더 가까운 라선시 개발이 우선되고 이에 맞추어 청진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과의 경제협력이 진전될수록 관북의 최대도시 청진이 변모할 것이다. 자못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라선시와 청진시는 앞서 얘기했듯이,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활동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들 도시의 부두가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어 여기서의 경제협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부두 이용권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이곳으로 통하는 교통망도 정비하고 있다. 북한과의 접경지역을 잇는 창춘-지린-투먼(‘창지투’ 개발)의 대규모 교통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 칠보산의 봄 풍경. [자료: 평화문제연구소, 『조선향토대백과 14』]

청진(淸津)의 지명 유래는 푸른 바위가 있는 청암산(靑岩山) 앞에 위치한 나룻가마을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처음에는 푸를 ‘청(靑)’을 그대로 쓰다가 나중에 소리가 같은 맑을 ‘청(淸)’자로 바뀌어 표기되었다. ‘빛 고을’이라는 뜻의 광주(光州)만큼 예쁜 지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용권을 획득한 청진항의 부두를 ‘투먼 부두’로 부른다고 한다. 백두산(‘장백산’)에 이어 청진의 부두까지, 중국은 한반도에 진출하며 자신들의 지명을 붙이고 있다. 명칭 혹은 지명을 붙인다는 것은 영토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 중국의 활발한 대북 경제협력에 비해 점점 설 곳을 잃어 가는 남북 경협의 현실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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