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12일 열린 제1차 남북당국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된 후 회담 날짜를 새로 정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회담 과정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15일 오후 대변인 담화를 발표, “이번 회담이 아무런 결실도 없이 결렬된 것은 북과 남사이의 진정한 대화도, 관계개선도 바라지 않는 남조선 당국의 대결정책이 초래한 필연적 귀결”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남조선 당국의 악랄한 동족대결정책과 계획적인 음모책동으로 하여 이번 북남당국회담은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북남관계의 전도는 더욱 암담해졌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지난 당국회담에서 “우리(북)는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 데 대해 강조하면서 온 민족이 관심을 가지는 절박한 문제인 금강산관광 재개와 흩어진 가족,친척문제를 해결하며 여러 분야의 교류사업도 활성화해나갈 것을 제기”했으나, “남측은 북남사이의 당면한 현안문제들을 협의해결하기로 한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합의를 난폭하게 어기고 북남관계개선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잡다한 문제들을 잔뜩 들고 나와 인위적인 난관과 장애를 조성하였다”고 양측의 입장을 구별해 설명했다.

대변인은 남측이 ‘핵문제’의 회담 의제화를 시도했다가 철회했으며, ‘시범농장’이니 ‘병해충 문제’니 하는 시시껄렁한 문제들을 나열하면서도 금강산관광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또 남측에서 금강산관광재개 논의를 회피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와 남측이 주되게 제시한 이산가족문제를 ‘동시추진, 동시이행’하자고 제안했지만 남측은 두 문제를 연계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논의 자체를 외면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대변인은 “우리(북)가 금강산관광재개문제와 흩어진 가족, 친척문제를 회담 의제로 제기한 것은 그것이 온 겨레가 절박하게 해결을 바라고 있고 쌍방이 쉽게 합의할 수 있으며 특히 북남관계개선에 대한 남측 당국의 입장과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으로 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저녁 즉각 대변인 논평을 내고 “북측이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회담 결과를 일방적으로 왜곡하여 주장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북측은 우리 측에 회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8.25 합의 정신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실질적 진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2일 회담 결렬 이후 통일부는 ‘당국회담 재개를 위한 추가 제안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상태여서 당분간 남북관계는 ‘개선’과는 거리가 먼 경색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오전 향후 당국회담 개최 전망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남)가 제시한 여러 방안들이 있으니까 잘 연구·검토해서 (북측에서)호응해 오길 바란다. 우리는 다시 제안할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도 연내에 남북 당국회담을 북측에 제안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검토하는 바가 없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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