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민 감독의 다큐영화 <불안한 외출> 기자 시사회가 1일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황선, 김철민, 윤기진.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1일 오전 11시,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특별한 영화 시사회가 열렸다. 수배생활 10년, 감옥생활 5년 끝에 얻은 자유마저 불안한 윤기진과 그의 아내 황선 등 가족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불안한 외출>(감독 김철민)이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기자 시사회를 진행한 것.

한총련(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의장 출신 윤기진의 2011년 출옥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다큐 영화는 국가보안법이 한 인간과 가족의 삶을 어떻게 구속하고 있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경찰이 에워싼 가운데 대학 구내에서 수배자 신분인 윤기진이 황선과 결혼하고 ‘동지’들의 도움으로 경찰을 따돌리고 빠져나가는 장면이나 황선이 평양산원에서 둘째딸 겨레를 순산하고 통일부의 협조 하에 육로로 귀환하는 장면 등은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 땅의 현실을 드러내 보인다.

감옥에서 아내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문제삼아 윤기진은 다시 재판정에 섰고, 황선은 방북기로 유명한 재미동포 신은미 씨와의 통일토크쇼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5년형을 구형한 상태다.

윤기진의 수배와 감옥 생활 동안 낳고 자란 두 딸은 집으로 돌아온 낯선 아빠와 적응해 가지만 언제 다시 아빠나 엄마가 국가보안법으로 감옥에 갇힐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불안한 외출> 포스터. [자료사진 - 통일뉴스]

다큐 영화 <불안한 외출>이 지나간 국가보안법의 ‘추억’이 아니라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국가보안법의 ‘현재’를 웅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도 ‘불안한’ 심경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 종편 채널에서 ‘종북 부부’ 1순위로 꼽은 윤기진, 황선 부부의 영화 같은 이야기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20회 서울인권영화제, 제20회 전주인권영화제에 초청됐고, 지난 11월 프랑크푸르트 국제문화주간에 독일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이어 개봉비 모금을 위한 후원 프로그램을 ‘텀블벅’을 통해 진행해 목표액 2천만원을 웃도는 성과를 달성해 이번에 개봉할 수 있게 됐다.

시사회 후 김철민 감독은 “이미 공동체 상영으로 3천명 정도의 관객을 만났고, 이런 문제에 관심이 적었거나 잘 몰랐던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일반 대중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추진하게 됐다”며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기 위해 협의 중에 있고, 현재 확정된 극장은 10개 내외”라고 밝혔다.

영화의 주인공 윤기진 민권연대 공동대표는 “아내나 나나 계속 재판이 계류 중인데, 무슨 일을 하든 행보가 자유롭지 못해 답답한,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 영화가 잘 보여준다”며 “우리 부부에게 ‘종북 아니냐?’는 사회적 왜곡이나 탄압이 많은데, 그런 질문이나 손가락질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 영화가 많이 알려지고 연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정, 19:23)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