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 만월대 발굴현장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금속활자. [사진제공-남북역사학자협의회]

남북이 공동발굴 조사를 진행한 개성 만월대 발굴현장에서 1361년 이전의 것으로 보이는 금속활자가 출토됐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월대 공동발굴 성과 기자회견을 열어 “11월 14일 발굴조사 중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 지역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금속활자가 출토”됐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번에 금속활자가 출토된 것은 현재 남과 북에 각각 1점씩 소장돼 있는 고려시대 금속활자 2점과 달리 발굴조사 중에 출토되었다는 점에서 유물의 권위를 뒷받침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려 활자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세계적인 민족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출토된 활자가 2점밖에 없어 연구·조사에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에 출토된 금속활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활자의 특징이나 연대 등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시대 금속활자는 현재 남과 북이 각각 1점씩 소장, 국립중앙박물관에는 1913년 이 왕가에서 일본인 상인으로부터 구입한 ‘山+復’자가 있으며, 평양의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는 1956년 만월대 신봉문 터에서 서쪽으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方角頁’(이마 전)자가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이번에 출토된 금속활자는 만월대가 소실된 1361년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며, ‘嫥’(전일할 전)자로 보이지만 글자의 우방 아래쪽이 方자로 보이기도 해 앞으로 검토가 필요하다.

활자의 크기는 가로 1.36cm, 세로 1.3cm, 높이 0.6cm, 글자가 새겨진 면을 제외한 몸체의 두께는 0.16cm이며, 뒷면에는 세로 지름 0.93cm, 가로 지름 1.08cm의 홈이 파여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고려시대 금속활자 2점과 비교할 때 이번에 출토된 활자는 글자의 모양이 가장 정교하며, 활자의 모양도 정사각형에 가까울 정도로 반듯해 주조기술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이 활자가 불경 인쇄를 위해 사찰에서 만든 활자인 증도가자나 직지 등 기존 활자와 달리 국가가 주도해 만든 최고 수준의 활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광식 협의회 위원장은 “제작 시기, 서체, 성분 분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내년에도 추가적인 금속활자 발굴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조사 사업은 올해 들어 지난 6월1일부터 11월 30일까지 6개월간 장기간 진행되어, 발굴 기간 중 서부건축군 7,000㎡에 대한 발굴조사가 시행되었으며, 19동의 건물지와 명문기와, 청자, 용두 등 3,500여점의 유물들이 출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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