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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더라도 정도를 걷는 것이 중요하다<칼럼>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정영철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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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3  06: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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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에서 7일까지 중국 선양에서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 맞아 남북 공동행사를 논의하기 위한 접촉이 열렸다. 다행스럽게 남북이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면서 서울에서의 개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어진 9일의 기자회견을 보면 사실상 서울에서의 공동행사 개최에 합의하였고, 성과를 보면서 8.15 공동행사의 가능성까지도 열어놓았다. 마침 올해가 광복 70주년, 해방 70주년으로서 정부 차원의 대규모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오랜만에 남북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과연 8.15 공동행사까지 순탄하게 열리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확신할 수 없다.

올해는 남북이 서로에 대해 정상회담의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뭔가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대북 전단 문제와 한미 군사 훈련 문제 등으로 대화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비난과 위협이 난무하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상호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6.15 공동행사를 합의하고, 8.15 공동행사의 가능성까지 열어놓았으니 그 기대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러한 분위기는 통일부가 최근 발표한 민간단체 지원 및 접촉의 확대 등의 일련의 정책 변화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한미군사훈련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에 대한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었고, 비료 지원까지도 일부 허용하였다. 한편으로는 개성공단의 임금인상 문제와 노동규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우리 정부로서도 광복 70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시점에서 6.15 공동행사와 8.15 공동행사를 위한 북과의 협력까지 거부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번의 합의는 앞으로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한 가닥 희망을 비추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한 충돌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북은 지난 8일과 9일 연 이틀에 걸쳐 서남전선사령부의 명의로 ‘비상특별경고’를 발표하고, 군 통신선을 통한 경고를 동시에 하면서 서해 상에서의 무력 사용에 대한 경고를 해왔다. 이에 우리 군은 ‘뼈저리게 후회하도록’이라는 표현을 써 가면서 강하게 반발하였다. 또한, 북은 동해상에서는 전략잠수함 미사일 사출 시험에 성공했음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함대함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무력 시위를 이어갔다. 여기에 얼마 전에는 국가우주개발국 산하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새로 신축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하였고, 인공위성 발사의 자주적 권리를 주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위성발사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였다.

이처럼 5월에 들어서면서 비록 민간차원이기는 하지만 대화와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해와 동해에서 남북의 무력이 경고와 위협을 주고받는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지나 온 남북관계를 살펴보면, 한편으로는 남북이 갈등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와 협력이 진행되었던 경우가 많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보면 지금의 상황이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더욱 다행스러운 것은 동·서해에서 벌어지는 무력시위와 남북의 공방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민간 교류를 계속 장려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아마 정부로서도 광복 70주년에 거는 기대가 큰 것만큼 6.15 공동행사와 이어진 8.15 공동행사의 가능성에 판을 깨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가야 할 것이다. 지난 정권부터 시작하여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근본적인 방도에 대한 것이다.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 광복 70주년에 따른 공동행사가 남북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커다란 계기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금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5.24 조치와 대북 전단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정부가 구상하는 것은 단지 이벤트를 통한 큰 판을 벌려보자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남북관계에 이벤트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렵더라도 정도를 걷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남북의 상호간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신뢰를 증진시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대북 정책의 전환이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은 이러한 정책 전환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현재 남북간에 벌어지는 상황은 기대감과 아울러 우려스러움과 의구심이 동시에 교차하는 아슬아슬한 지점에 서 있는 형국이라 할 것이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문학박사, 2001)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 방문연구원(2002-2003)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위원(2004-2006)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원(2007)
현재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중

주요저서로 북한의 개혁·개방: 이중전략과 실리사회주의(2004), 김정일 리더십 연구(2005), 서울과 도쿄에서 평양을 말하다(2008), 북한과 미국: 대결의 역사(번역서,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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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2)
곽태환 (thkwak) 2015-05-24 18:21:15
정영철교수의 견해에 공감한다.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먼저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대화할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제일먼저 남과 북이 해야 할 일은 상호 비방과 비난을 중단하고 남북기본 합의서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상호 양보와 타협의 정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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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5-05-14 09:49:28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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