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70돌 준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은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과 9일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달 1일,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이하 광복70돌 준비위원회)가 발족돼 6.15민족공동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성사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광복70돌 준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은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 소재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우리는 꼭 성사시켜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야 한다”면서 구상의 일단을 밝혔다.

이창복 의장은 “이달 하순 중국 심양(선양)에서 남북해외 대표자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 계기를 통해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특별히 북측 대표단 100명 정도, 해외 대표단 100명, 남측 대표단 500명 정도로 대표단을 구성할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전부터 금년을 바라보면서 ‘6.15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단 회의’ 등을 통해서 6.15와 광복절, 10.4 공동행사를 하자는 것에 의기투합해서 쭉 실천해왔다”며 “6.15공동행사를 성사시키는 데 가장 유리한 조건이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 결과로 우리가 제안까지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남북해외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치를 예정인 6.15민족공동행사는 14일 전야제 형식의 문화행사와 15일 오전 기념식, 오후 부문별 교류행사, 저녁 광복 70돌 학술토론회 등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북측도 ‘급’이 되는 사람이 와서 청와대도 가야 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 평양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5주년 민족통일대축전 입장식 모습. 10만 평양시민의 환호 속에 남북해외 민간대표단은 물론 남북 당국대표단도 함께 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는 특히 “북측 대표단 체재비를 남측 대표단이 분담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종전과 다른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초청자의 입장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대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통상 북측의 대규모 대표단이 방남할 경우 정부의 남북협력기금 등을 지원받았지만, 남북 당국 간 관계가 원활치 않고 언론 상황 등 우리 사회의 보수화 경향을 감안할 때 자체 경비로 북측 대표단을 맞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남측 대표단이 상당 부분을 부담하게 되고, 십시일반으로 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라며 “우리 능력에 맞게 대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민간통일운동이 정권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며 “정권으로 하여금 정책을 변화시키고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못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6.15남측위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복70돌 준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6.15남측위원회를 초월해서 더 폭넓은 인사와 대중들이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 준비위원회를 새로 발족시켰다”며 “준비위원회가 이 행사 전반을 책임지고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복70돌 준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나아가 “이번에 1차로 조직됐고, 조직재편을 확대해서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조직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까 훌륭한 개인을 못 모신 결함이 있어 개인 차원의 유능한 분들을 영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6.15공동행사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방침을 결정해주길 바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광복절 공동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려면 민간이 주도하는 6.15공동행사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15공동행사가 불발되면 광복절 공동행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8.15 광복절 공동행사에 대해서도 “정부는 정부의 역할이 있고, 민간은 민간의 역할이 있어서 상호 보완하는 방향에서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우리들이 이번 기회에 꼭 이루어지고 싶은 것이 6.15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의 문제”라며 “일본과 미국의 그 지역을 대표하는 위원장이 공동으로 해외측위원장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물론, 6.15남측위원회가 해외측 운운은 적절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8천만 민족이 함께하는 행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 조직의 완결성을 위해서라도 해외측 조직정비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

▲ 2013년 7월 중국 선양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단 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완수 6.15북측위 위원장,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곽동의 6.15해외측위 위원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6.15해외측위원회는 문동환.곽동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용되다가 문동환 위원장이 2009년 6.15해외측위 내부 사정과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 뒤 곽동의 위원장 단일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그는 “금년은 분단 70년과 광복 70년인데, 6.15공동선언 발표 15돌, 6.15민족공동위원회가 조직된 지 10년이 되고,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됐다”며 “분단상태에 머물러 있고 외교환경도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 돼버렸지만 이럴 때 일수록 남북관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의지를 한데 모으고, 미래에 대한 구상을 밝힘으로써 국민들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대중과 함께, 대중의 힘을 모아서 우리의 추동력을 강화하고 강화된 추동력에 근거해 정권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15공동행사부터 시작해서 8.15, 10.4로 쭉 치러나가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8천만 민족의 통일의지를 고양시키는 확실한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그와 동시에 남남갈등도 해소시키는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재야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이창복 대표상임의장은 '마음'과 '가슴'을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오랫동안 재야에서 민주주의와 통일운동에 앞장서다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다시 통일운동 일선에 선 그는 “남북 동포와 형제들이 서로 화해하고 마음을 주고받고 어울리려고 하는 마음이 증폭될 때 평화정착도 통일도 가능할 것”이라며 “뜨거운 가슴으로 통일문제를 바라보고 추진시켜야 하는데 기능적, 정책적 측면에서만 바라본 것은 아닌가 싶다”고 반성했다.

(수정,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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