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6일(현지시각) "대부분의 미국 행정부는 기꺼이 북한과 직접대화를 추진했으며,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주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워싱턴 DC 소재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러셀 차관보는 '아시아 회귀 정책' 관련 기조연설 후 '비핵화에 성과가 없으면 북한과 양자대화는 없다는 정책을 고수할 것인가'는 질문을 받고 "내 말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다만 "대화와 협상은 구별돼야 한다"며 "협상은 관심사가 탁자에 오르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전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이르는 통로가 북미 양자협상이라고 보지 않는다"거나 "우리가 추구하는 협상은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에 기초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미대화에는 조건이 없으나, 협상(6자회담) 재개에는 북한의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미국의 최근 정리된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에 요구하는 '사전조치'로는 '동결(freeze)'을 명시했다. "북한이 추구하는 안전과 번영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동결로 시작되는 비핵화"라는 것이다. 2012년 '2.29합의'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플루토늄과 우라늄 포함) 가동중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은 한반도 미래의 직접 당사자로서 북한과의 어떤 (대화나 협상) 과정에도 참여해야 한다"며 "우리는 매우 주의깊게 청와대의 생각과 구상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측이 6자회담 재개방안으로 각국에 제안한 '코리안 포뮬러' 내에 북미대화와 함께 남북대화 과정이 포함돼 있음을 간접 확인한 셈이다.

러셀 차관보는 "요리법으로 치면, 중국은 더 많은 대화와 더 작은 압력을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미.중 간 접근법의 차이도 토로했다. 기조연설에서도 미국은 더 많은 압력을, 중국은 더 많은 외교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는 같은 빵을 굽고 있다"며 "그것은 평화롭고 비핵화된 한반도"라고 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