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석탄이 오는 28일 나진항을 출발, 29일 포항으로 들어오는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사진은 지난 7월 나진항 3호부두 준공식에서 러시아산 석탄이 중국 화물선에 첫 선적된 모습. [사진자료-통일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진행 중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남측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 석탄 4만 5천톤이 오는 28일 나진항을 출발, 29일 밤 포항으로 처음 운송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측) 점검단은 러시아 철도공사와 합동으로 24일부터 28일까지 방북해 석탄 하역 및 선적, 선박 입출상, 철도 항만 연결성 등 나진항과 연계된 육.해운 복합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기술적 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 관계자 12명과 통일부 관계자 1명 등 13명이 오는 24일 러시아 하산에서 철도편으로 북한 나진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의 방북은 러시아 석탄을 포항으로 들여오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시범사업을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남측 기업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정식 참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서시베리아 푸스바스 광산에서 채굴된 무연탄 4만5천 톤을 하산역에서 나진항까지 철도로 운송한 뒤, 28일 오전 10시경 중국 국적 화물선(5만6천톤 급)에 선적, 나진항을 출발해 29일 밤 10시경 포항항으로 들여오는 계획이다.

특히, 나진항-포항항 항로는 '5.24조치'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해 직선거리로 내려오는데, 약 36시간이 소요될 예정으로 시간.유류비 등을 계산하면 최대 15% 절감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남측 기업이 장기계약을 체결할 경우, 절감효과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나진항 3부두. [사진자료-통일뉴스]

이번 시범사업 전체규모는 4백만 달러(약 44억 5천만 원)로 이 중 약 10%가 북.러 합영회사인 '나선컨트랜스(RasonKon Trans)에 지급된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정상적인 상거래로 문제가 없다"며 "대부분 러시아 탄광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북측에는 항만 사용료 등 아주 소규모의 돈이다. 국제 상거래에 의해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측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5.24조치'에 해당, 이번 사업은 사실상 '5.24조치'를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특별한 사례라는 측면에서 이해해 달라"며 "5.24조치와 엄밀하게 관계가 있다 없다고 하면 복잡하다. 그렇다고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하긴 어렵다"면서 예외적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 기업들은 러시아 철도공사 지분에 참여를 검토 중으로, 러시아에 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법인을 통해 '나선컨트랜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나선컨트랜스'의 지분구조는 러시아와 북한이 7:3 형태로, 이 중 러시아 지분에 우리 기업의 투자를 검토 중이며, 본 계약은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에 가는 것은 현장에서 기술적으로 물량을 얼마나 소화하느냐를 보는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수익성을 따져서 러시아 측과 별도로 협상을 한다. 연내에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나진-하산 물류사업 프로젝트' 현장실사단을 파견, 나진항은 연간 4백만 톤의 수송능력을 갖춰 경제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한 석탄은 나진-하산 철도를 통해 수송, 나진항 3부두까지 운송되며, 선적이 가능한 설비가 갖춰져 있으며, 약 54km인 나진-하산 철도구간도 수송시간이 약 1시간 가량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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