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관련 뉴스에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북측발(發)이 아니라 남측발인 경우 그 충격은 더 큽니다. 남측이 무슨 꿍꿍이가 있어 북측 관련 새로운 기밀을 공개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지만 어쨌든 일단 놀라고 보는 것은 기본입니다.

최근 언론에 나온 잠수함용 탄도미사일(SLBM)이 그렇습니다. 남측 언론들은 지난 3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측이 잠수함용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38 노스’도 지난달 위성사진을 통해 이 신형 잠수함의 존재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와 연관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나흘째 동해안 군부대 시찰을 진행하다가 동해함대사령부 소속의 한 잠수함부대에서 직접 잠수함에 승선해 눈길을 끈 적이 있습니다. 복선을 잘 까는 북측이라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 포착된 신형 잠수함은 러시아에서 들여온 골프급 잠수함을 ‘역(逆)설계’해서 건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역설계’ 하면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다름 아닌 뜨락또르(트랙터)입니다. 1950년대 말 북측은 소련제 뜨락또르를 들여와 분해한 뒤 부품들을 똑같이 만들어 조립하는 역설계에 들어가 첫 ‘북한산’ 뜨락또르를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운전을 하자 전진을 못하고 후진만 했다고 합니다. 이에 김일성 주석이 “그래도 가긴 가니 됐습니다. 뒤로라도 갔으니 앞으로 가게 할 수도 있겠지요”라며 격려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 신형 잠수함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SLBM 발사 기능 때문입니다. 북한이 올해 7월, 미사일을 싣고 다니며 원하는 위치에서 쏠 수 있는 트럭과 비슷하게 생긴 이동식 발사대를 공개해 새로운 위협을 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잠수함은 물속에서 움직이고 레이더 추적이 힘들기 때문에 지상의 이동식 미사일보다 위협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SLBM에 핵탄두가 장착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겠지요.

현재 SLBM 발사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영국, 중국 등 몇 개 나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 북측의 새 잠수함이 그런 능력을 갖췄을까요? 아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북측이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고 또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지만, 한마디로 그 둘을 결합한 SLBM 발사 능력을 갖추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북측이 SLBM 실전 능력을 갖췄다면, 일본 오키나와와 괌 등 태평양 주둔 미군기지와 미국 알라스카의 앵커리지가 그 공격대상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남측이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사실상 무기한 연장한 최근, 남측발로 나온 북측 SLBM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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