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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리와 북한의 방언구획<연재 20:북한 산책길:지리·산·시장·축제> 지리⑥
이종겸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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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17  01: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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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겸 / 동국대학교 북한학 석사

 

이번 연재에는 이른바 ‘자연지리’와 북한방언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겠다.

갑자기 왜 자연지리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누군가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필자는 그동안 북한의 방언지리를 다루면서 역사와 행정구역 등과 관련해 주로 설명한 반면, 자연에 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연은 근원적이고 고유한 존재로서 지리학적으로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관해 간략히 논하고 북한의 방언구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어떤 학자들은 현대사회에서 자연(nature)을 간과하거나 홀대하는 것을 비판한다. 자연이 개척·통제되어야 할 거친 대상(the wild, wilderness) 혹은 인간 활동의 환경(environment)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관 자체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인식, 세계관이다. 그 결과 현대지리학에서 자연은 자연지리학과 같은 일부 분과학문에서만 주요 관심사가 되곤 한다.

하지만 자연은 단순한 대상(object) 혹은 환경이 아니다. 자연의 근원성, 고유성 혹은 물질성(materiality)을 인식하고 환기해야 한다. 최근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온난화와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자연은 인간의 통제 밖에 있으면서 인간생활을 본바탕을 이루는 근원적이고 고유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로넌(Willian Cronon)이라는 학자는 『자연의 메트로폴리스: 시카고와 대서부』라는 유명한 저작을 통해 19세기 시카고가 대도시로 성장하기까지 미시간호, 미시시피강과 토양 등 미국 대서부의 자연이 심층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뿐이랴. 경제발전과 지역성 등 맥락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를 뿐, 자연은 인간사회의 심층적이고 고유한 요인일 것이다.

자연은 북한의 사회와 언어, 행정구역 등 많은 영역의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 방언과 방언구획도 마찬가지로, 앞의 연재들에서 다룬 동북방언과 서북방언의 경계선은 낭림산맥의 등마루를 따라 그어져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그림1과 그림2 참고). 낭림산맥이 북한 방언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확실한 구분인 동북방언과 서북방언의 경계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유구한 역사로 존재해 온 높고 험준한 산맥의 존재가 주민들의 교류와 소통을 막아 방언 형성에 근원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 북한전도와 낭림산맥(빨간색 강조)
   
▲ 북한의 방언구획

 

 

 

 

 

 

 



이밖에도 평안남북도를 가르는 묘향산과 황해도의 불타산, 수양산, 수대산 등이 북한 방언의 구획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리고 산들이 방언의 경계를 나누는데 주로 기여했다면, 강·하천들은 주민들의 이동과 교류를 도와 방언들이 섞이고 전파되는데 기여했다.

동북방언과 서북방언의 경계(그림2 참고)는 북한 행정구역 경계(함경도·량강도와 평안도·자강도의 경계)와도 일치해 그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반대로 자연이 행정구역 구획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행정구역의 윤곽은 고려시대에 형성된 것이 조금씩 변화한 것인데, 산들은 그 전부터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낭림산맥, 북대봉산, 아호비령산, 묘향산맥 등이 북한 행정구역 경계와 일치하거나 근접한다.

물론 자연이 방언구획의 유일한 요인이 될 수는 없다. 주지하듯이 북한 방언의 형성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 앞서 보았던 육진방언, 그리고 동북방언-중부방언, 서북방언-중부방언의 구획에는 자연 외에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실타래들이 얽혀있다.

북한의 방언학자 김병제는 낭림산맥이 동북방언과 서북방언의 경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산(맥)은 그 규모와 행정구역과의 일치여부 등에 따라 방언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가 더욱 중요시한 것은 행정구역과 주민의 이동과 같은 사회적 요인이다. 그리고 그 논리의 중심에는 주체사상의 ‘인간중심’적 사고가 깃들어 있다. 이에 관해선 정치(精緻)한 비평이 필요할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점은 북한 방언들의 구획과 형성은 자연과 인간의 역사가 얽혀있는 다양한 실타래와 같다는 것이다. 다음 연재에서 살펴 볼 중부방언은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실타래로 보인다. 중부방언의 지역은 서울,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황해도·함경남도의 일부 등 여러 지역을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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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4-09-17 12:37:48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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