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개최된 제9차 한.중.일 고위급회의(SOM)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의 연내 개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하는 등 3국간 협력관계를 강화키로 했다.

이번 회의는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 주재하에 스기야마 신스케(杉山 晋輔)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과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11일 오후 3시부터 3시간 40분 가량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진행됐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3국협력을 계속 유지.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의 연내 개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3국은 그간의 3국협력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최근 동북아의 유동적인 정세로 인해 3국협력의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이러한 상황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3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영토분쟁 등으로 인해 한.일관계는 물론 중.일관계가 소원해져 3국간 고위급회의는 물론 외교장관회담, 정상회담 등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결과에 대해 기자들에게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은 좋은 성과”라며 “전체적 상황을 보면 일.중 관계가 작년보다 나아졌다는 중론이고 이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했다.

이 당국자는 “3국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개최 가능성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며 고위급회의는 정상회담을 결정을 하는 자리는 아니고 외교장관회담을 먼저 개최해 거기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일본은 적극적인 입장이고 한국도 원칙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3국 정상회담 개최에 열린 입장을 갖고 있다”며 “3국 정상회의 개최 여건이 마련될 수 있도록 각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또한 “금번 회의에서 3국은 재난관리, 환경, 원자력 안전, 사이버 안보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포함하여 3국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일측은 한국이 작년 의장국으로서 그리고 금년 회의를 주최하면서 3국협력의 동력 유지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한국이 중.일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성실하게 잘 수행했다는 평가가 있었고, 앞으로 의장국이 적합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사실상 의장국을 수행했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3국 고위급회의 개최를 주도적으로 제안해 이번에 성사시켰으며, 회의 장소도 제공하는 등 공석인 의장국의 역할을 사실상 수행했다는 것.

한편, 고위급회의에 앞서 3국 수석대표들은 윤병세 외교장관을 접견했으며,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3국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3국 고위급대표들이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해법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한.중 양자협의를 가졌으며, 이날 밤에는 중.일 양자협의가, 12일 오전에는 한.일 양자협의가 예정돼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SOM 계기로 이뤄지는 양자협의는 3국협력이 주된 의제”라면서도 “양국관계 관심사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내일 열리는 한.일 양자협의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도 다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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