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지난 20일 남측 당국자에게도 이같은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7일 아시안게임 참가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던 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조선중앙TV> 기자들과의 대담에서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하고 바라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광호 부위원장은 "남측은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데 대해 대남 정치공작대니, 남남갈등 조성이니 뭐니 하면서 노골적으로 험담하다 못해 지난 7월에 진행된 북남 실무회담에 나와 응원단 규모와 우리 공화국기의 규격문제를 시비하고 나중에는 우리가 입 밖에도 내지 않은 비용 문제까지 내들면서 회담을 결렬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손 부위원장은 "지난 8월 20일부터 인천에서 진행된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 추첨식과 국제체육학술토론회에 참가한 조선대표단이 경기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과 남측 당국 관계자들에게 통지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손 부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북측이 선수 150명을 포함한 선수단이 참여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는 내용과 함께 "이번 서한에서 응원단 참가와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한 후 정부 당국자는 "(조 추첨 당시) 응원단 파견을 못하겠다는 취지의 (북측의) 언급이 있었다"고 뒤늦게 공개했다.

이같은 북측의 입장 발표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가닥이 잡힐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북측 응원단의 참가는 일단 무산된 것으로 보이며, 북측 응원단의 불참 통보를 받은 우리 정부가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재협의 가능성은 없는지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손 부위원장은 이날 대담에서 응원단 참가문제에 앞서 "우리는 북남관계가 악화된 정세속에서도 평화와 친선을 지향하는 올림픽이념에 맞게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위해 경기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그 준비를 본격적으로 다그치고 있"으며, "올림픽 정신에 맞게 아시아경기대회 규정과 관례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들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 남녀 축구 검열(평가)경기를 지도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것은 북남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데서 중요한 계기로 된다. 우리 체육인들이 이번 경기대회를 통해 겨레의 화해와 단합에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상기시켰다.

손 부위원장은 "아시아경기대회에 우리 올림픽위원회대표단과 150명의 선수들, 감독, 심판원 등 필요한 보장성원들을 파견하게 되며 남녀축구, 수영(수중체조무용, 물에뛰어들기(다이빙)), 유술(유도), 조정, 사격, 역기(역도), 기계체조, 활쏘기(양궁), 권투, 레스링(레슬링), 탁구, 커누(카누), 마라손(마라톤), 가라데(공수도)와 같은 14개 종목에 출전하려고 한다"고 확인했다.

(수정-오전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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