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기 /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9월 17일, 일본 NHK 방송은 지난 8월 25일에서 30일 사이에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로켓발사장에서 신형 대형 로켓연소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였다. 9월 23일에는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의 연소실험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 구글이 공개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사진.

연구소는 8월 25일 촬영한 위성사진과 30일의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25일 사진에서는 로켓의 동체로 보이는 물체 및 계측기 등이 확인됐는데 30일 촬영한 사진에서는 엔진의탈착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크레인의 모습이 보이고 부지의 일부 초목이 불에 탄 흔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들 동체로 보이는 물체는 길이 약 9~10m, 폭 약 2.5m로 장거리 로켓 엔진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로켓이란 무엇인가

통상적으로 로켓은 노즐을 통해 배출가스를 빠르게 분사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 비행체이다. 로켓은 연료를 연소하는 산소를 연료통에 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트엔진과 다르며 연료와 산소를 함께 공급하기 때문에 산소함유량이 20%에 불과한 공기를 이용한 제트엔진에 비해 연료의 연소효율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구중력을 이겨내고 우주공간으로 비행할 방법은 현재까지 로켓엔진이 유일한 대안이다.

로켓은 그 연료형태에 따라 고체연료 로켓과 액체연료 로켓으로 구분한다.

고체연료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섞어 고체추진약을 만든 다음 이를 적절한 형태로 가공해 로켓내부에 내장한, 비교적 간단한 구조를 띠고 있어 제작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쉽게 말해 성냥불에 불을 붙이듯 한번 연소가 시작되면 자동적으로 연소가 지속되어 막대한 배출가스가 분출되게끔 설계된 로켓이다. 고체연료 방식의 로켓에서 주목할 점은 분사되는 배출가스가 일정해야 하므로 연료의 연소면적이 정확히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고체연료 로켓과 액체연료 로켓의 구조도 (출처 : 과학기술교육연구센터)

액체연료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로켓 내부의 탱크에 각각 따로 내장하는 형태로 이를 펌프와 가스압력에 의해 연소실로 내보내 막대한 분출가스를 얻는 방식의 로켓을 말한다. 액체연료 로켓은 구조가 복잡하고 제작상 기술적 문제가 많지만 한 번 불붙으면 추진력의 통제가 어려운 고체연료 로켓과 달리 발사체를 정확히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위성을 비롯한 우주로켓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다만 액체연료는 일반 가솔린 기관과 달리 연료뿐만 아니라 산화제를 별도의 탱크에 주입시켜야 하므로 연료를 주입한 상태로 로켓을 오래 보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액체연료 로켓은 로켓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해야 한다. 그 결과 군사적 용도로 사용할 경우 연료주입시간이 걸려 선제타격용으로는 차이가 없겠으나 대응타격용으로는 사용이 다소 제한적이다.

반면, 고체연료 로켓은 한번 연소가 시작되면 추진력의 제어통제가 어렵지만 언제든지 즉시에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군사무기용 로켓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개발해왔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3년, 노동미사일을 발사해 일본열도를 뛰어넘은 이래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세계적 주목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파키스탄의 가우리 미사일과 이란의 샤히브 미사일도 북한 노동미사일의 기술과 연관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아직 확실히 논증된 바 없지만 북한의 미사일 기술의 토대를 짐작할 수 있는 유력한 정황이 된다.

특히 북한은 2012년 4월 15일의 조선인민군 열병식에서 차량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전격적으로 공개하였으며 2012년 12월 12일에는 인공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를 극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발표하며 그들의 우주발사체 관련기술을 시위하였다.

▲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출처 : Asia Security Watch)

북한의 로켓은 지금껏 액체연료 로켓 형태를 띠고 있다. 북한이 개발한 인공위성 발사체들인 은하로켓은 모두 액체추진 로켓이다. 그러나 2012년 열병식에 공개하였으며 2013년 7월 27일 열병식장에 다시 나타난 대륙간탄도미사일(한국명 KN-08)은 차량이동식으로 구동되는 로켓으로 고체연료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체연료방식의 로켓이 내부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연료주입 차량이 동행할 필요도 없으므로 차량이동식 미사일로 개발하기에는 고체연료 로켓이 적합하다.

로켓의 연소방식이 고체연료가 된다면 발사정황이 되었을 경우 즉시에 발사가 이뤄질 수 있어 군사적 활용도가 높아진다. 미국이 실전배치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도 고체연료 방식의 ICBM이다.

이번 실험은 무엇?

KN-08 로켓은 지름 2m, 길이는 20m이며 총 중량이 40톤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광명성 3호를 발사한 로켓인 은하 3호의 길이가 30m에 직경이 2.4m이며 중량이 90톤가량으로 추정되었던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실전배치하고 있는 사정거리 10,500km의 토폴 미사일도 무게가 45톤이며, 중국이 실전배치하고 있는 ICBM인 DF-41도 무게가 42톤이지만 사정거리는 14,000km에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연소실험에 사용된 엔진이 어떤 형태인가 하는 점이 관심사로 부각된다.

언론은 이번 발사체의 크기가 길이 9-10m이며 지름 2.5m로 추정된다고 보도하였다. 2012년 12월 12일에 발사하였던 은하3호 로켓의 1단 추진체 길이가 대략 18m 가량에 달하는데 길이가 9-10m라면 이는 길이가 대폭 축소된 형태이다. 또한 지름이 2.5m로 추정된다고 하니 이는 2012년 4월 열병식 때 공개된 ICBM보다 지름 2m에서 2.5m로 지름이 확대된 상황이다.

북한은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발사한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2년 12월 24일, 평양 목란관에서 가진 광명성 3호 성공 축하연회에서 광명성 3호를 성공시킨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일꾼들에게 “동지들은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3호를 성과적으로 쏴 올린 그 정신, 그 기백으로 통신위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실용위성들과 보다 위력한 운반로켓들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하여야 합니다”라고 연설하였다.

이는 북한이 앞으로 더욱 대규모적인 우주발사체를 개발한다는 뜻이므로 당연히 개발할 우주발사체도 갈수록 대구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에 연소실험한 로켓엔진은 길이가 10m로, 이것이 1단 추진체라고 가정하더라도 지난 광명성 3호 발사로켓보다 크기가 더 줄어들었다. 이는 오히려 총길이 18m인 미국의 ICBM 미니트맨 3의 1단 추진체 길이와 유사하다.

결국, 이번에 연소실험한 로켓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이은 신형 ICBM의 성능개선 실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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