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가 지난 4월 단독보도했던 북한의 ‘협동화폐제’가 실제로 시행 중인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북한의 협동화폐제 실시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 지난해 1월에 개장한 ‘광복지구상업중심’, 북한식 슈퍼마켓의 시초다. [자료사진 - 민족21]
재미 인터넷신문 <민족통신>은 5일자 ‘(평양-15신) 백화점들, 해외동포와 외국인 이용’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 광복지구상업중심에서의 환전 과정을 소개했다.

기사는 “입구에 들어서자 계산대 옆에는 외화바꿈이라고 쓰인 조그만한 창구가 보인다. 그 유리창에는 ‘오늘의 시세’라는 안내문과 함께 미화 1달러에 조선돈 8천원, 1유로에10,240원, 1웬(중국돈)에 1,270원, 1엔(일본돈)에 8,120원으로 표기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환율은 국제 공식환율이 아니고 조선을 방문하는 해외동포들이나 외국인들에게 특혜를 주는 이른바 ‘국내협동화폐가격’이라고 한다. 국제환율로 치면 1달러에 조선돈으로 120원 가량 되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보도했다.

<통일뉴스>는 지난 4월 4일자 ‘북, 변동환율제 실시..모든 단위 외화구좌 개설 -<단독> 북, 협동화폐제.부동산매매 등 경제개선조치 단행’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은 외화를 취급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소, 기관에 ‘내화 구좌’와 함께 ‘외화 구좌’를 별도로 개설해 거래토록 하고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환율을 적용하는 ‘변동환율제’를 실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또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원래 은행 지정환율이 1:100이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가격은 1달러 당 5,800원 이상으로 괴리가 생겨 시장경제 질서가 확립되지 않아 외국기업 진출의 장애 요인으로 확인되었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른바 ‘협동화폐제도’를 시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이 변동환율제의 일종이랄 수 있는 협동화폐제를 시행한 것은 3월 초부터로 추정되며, 시행 초기 달러당 6천 북한원, 즉 1:6000 환율이 최근에는 1:8000 수준으로 환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공식 환율은 달러당 100 북한원, 1:100에서 최근에는 1:120 수준으로 확인됐다.

▲ 지난해 11월 새로 단장한 묘향산호텔 객실 요금표(오른쪽). 화폐교환률은 표시되지 않고 있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통일뉴스>는 “실제로 2006년 당시 1달러 당 2,600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2009년 화폐개혁을 거쳤지만 2013년 현재 약 두 배가 넘는 5,800원 이상, 최대 8,500원에 이르렀고, 민간이 약 40~50억 달러 정도의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민족통신>은 “이러한 제도를 실시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북조선에서 일반 인민들이 외화를 소유한 경우 블랙마케트를 방지하기 위해 혜택을 주면서 그러한 부조리를 없애기 위한 한 방편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고 추정했다.

정창현 교수는 “민간이 보유한 달러를 공식화해 국가가 흡수하되 시장경제적 요소를 통해서 환율과 물가를 잡으려는 것”이라며 “대형슈퍼마켓을 건립해 기존 자유시장과 다른 유통망을 구축하고, 당간부들에게 카드를 지급해 부서비를 지출하도록 하는 조치들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또한 <통일뉴스>는 “변동환율제를 도입해 환율을 현실화함으로써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걸림돌을 해소하는 것이 주요한 동인”으로 보도했다.

북 백화점, POS 시스템 운영..‘나래카드’ 확산될 듯

▲ 고려동포회관은 해외동포들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봉사가 제공된다. 협동화폐제 실시 전, 1:100 환율 가격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외국 손님을 주로 맞는 고려호텔 1층에 자리한 '고려차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협동화폐제 실시 전, 1:100 환율 가격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민족통신> 기사는 “물건들을 사고 계산할 때에는 상품들마다 겉에 검은줄들이 그어져 있는 지표들이 표시되어 자동계산기로 항목별 가격이 나오고 합산이 되어 빠른 시간에 계산을 할 수 있도록 지불체계가 서방의 백화점과 같은 체계의 시설들로 설치되어 있어 이용하기가 편리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를 보면, 북한의 백화점(종합상점) 등은 남측과 유사한 POS(point of sales system, 판매시점 관리 시스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 시스템을 보다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필수적이다.

<연합뉴스>는 26일자 ‘北, 전자결제 시스템 상용화 추진’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경제 분야 계간지 ‘경제연구’ 159호(4월 14일 발행)는 ‘상업기업소(유통업체)의 경영자금 이용에서 중요한 문제’라는 개인 필명의 논문에서 전자결제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논문은 “전자결제 방법의 적용은 시대의 요구이며 그 우월성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크게 발휘되고 있다”며 “모든 상업기업소들에서는 결제의 전자화, 정보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보다 힘있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 북한 무역은행이 공지한 '나래카드' 사용설명서. [자료사진 - 통일뉴스]
실제로 북한에서는 조선무역은행이 2010년 12월 말부터 외화봉사단위들부터 전자결제카드 서비스를 시작해 IC칩이 내장된 ‘나래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북.중 합작은행인 고려은행에서는 2011년 전자결제카드 ‘고려’를 출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북측은 “전자결제카드 《나래》는 외화봉사단위들에서 상품 및 봉사대금을 지불할 때 사용하는 전자지불카드로서 모든 대금지불을 무현금결제의 방법으로 신속정확히 진행할 수 있게 한다”며 “카드는 대외결제은행 외화교환소들에서 발행하며 발행된 카드는 전국의 모든 외화봉사단위들에서 제한없이 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한 “외화교환소에서는 카드를 발행하려는 손님(외국인 포함)으로부터 외화현금을 받고 당일 외화교환시세에 따라 환산한 우리 돈을 카드에 입금시켜준다”며 “발행받은 카드의 잔고를 보충하려 할 경우 임의의 외화교환소에서 외화현금을 지불하고 당일 외화교환시세에 따라 환산된 우리 돈을 입금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이 변동환율제의 일종인 '협동화폐제'를 실시하고 전자결제 시스템을 활성화 함으로써 북한에서 외국인의 경제활동이나 해외자본 유치가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보이며, 북한 민간에서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의 양성화 여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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