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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변동환율제 실시..모든 단위 외화구좌 개설<단독> 북, 협동화폐제.부동산매매 등 경제개선조치 단행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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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04  1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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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외화 환율을 시장가격으로 현실화한 변동환율제를 적용하고, 모든 기업소와 기관들에게 ‘외화구좌’를 개설토록 하는 ‘협동화폐제’(협동구좌제)를 전격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경제개선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일부 지역의 부동산 매매를 허용하고 경제특구와 개발구들을 지도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지도기구를 설립하는 등 경제건설을 가속화하기 위한 다양하고 폭넓은 조치들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3월 전원회의)와 1일 개최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7차회의를 통해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키기로 전략적 노선을 정하고 박봉주 당 경공업부장을 총리로 선출해 경제건설 본격 추진을 예고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외화를 취급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소, 기관에 ‘내화 구좌’와 함께 ‘외화 구좌’를 별도로 개설해 거래토록 하고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환율을 적용하는 ‘변동환율제’를 실시했다.

이 소식통은 “원래 은행 지정환율이 1:100이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가격은 1달러 당 5,800원 이상으로 괴리가 생겨 시장경제 질서가 확립되지 않아 외국기업 진출의 장애 요인으로 확인되었다”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른바 ‘협동화폐제도’를 시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협동화폐제(협동구좌제)는 민간에 음성적 풀려있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화를 양성화하고 환율을 현실화시켜 해외투자 유치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 주목된다.

외화구좌 개설, “민간이 보유한 외화 국가가 흡수”

먼저, 이번에 실시된 협동화폐제에 따라 모든 개인과 기업소, 기관은 외화 구좌를 개설해 달러화 등 외화를 투명하게 입출금해야 하며, 기존에는 외화구좌가 없어서 지키지 못했던 24시간 이내에 현금(외화 포함) 입금 규정을 이제는 엄격히 적용한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민간에 잠겨있는 외화를 국가가 흡수하려는 정책”이라며 “화폐개혁과 같은 시장에 충격을 주는 방식보다는 시장경제 요소를 인정하면서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한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6년 당시 1달러 당 2,600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2009년 화폐개혁을 거쳤지만 2013년 현재 약 두 배가 넘는 5,800원 이상, 최대 8,500원에 이르렀고, 민간이 약 40~50억 달러 정도의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창현 교수는 “민간이 보유한 달러를 공식화해 국가가 흡수하되 시장경제적 요소를 통해서 환율과 물가를 잡으려는 것”이라며 “대형슈퍼마켓을 건립해 기존 자유시장과 다른 유통망을 구축하고, 당간부들에게 카드를 지급해 부서비를 지출하도록 하는 조치들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변동환율제 도입, 외자유치 걸림돌 해소

북한의 이번 협동화폐제 실시는 시중에 풀린 달러화를 양성화하고 국가가 회수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지만 변동환율제를 도입해 환율을 현실화함으로써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걸림돌을 해소하는 것이 주요한 동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 현지 화폐교환소에서 1:6,000으로 달러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전언도 나오고 있어 환율 현실화 조치가 이미 3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환율과 시장환율의 차이로 인한 경제운용상의 문제점은 달러화가 장롱에 쌓여가는 부작용 외에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탄광 마을의 경우 상당한 달러를 비축한 ‘전주’들이 달러화로 현지에서 석탄과 광물질을 매점매석해 중국에 팔아넘기는 사례도 많다. 북한내 기업소로 분배되어야 할 석탄이 환율이 좋은 달러화로 즉석에서 중국으로 팔려나가고 달러는 국가가 아니라 기업이나 개인들의 장롱에 쌓이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사례는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은 150만명 이상의 휴대전화 고객을 확보했지만 월 이용요금인 25달러가 북한돈 2,500원에 불과해 환율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스콤이 북한과 합자해 이동통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고려링크’는 핸드폰 월 기본이용료 25달러를 북한 원화로 받고, 기본이용료 초과분만 달러로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기본이용료를 시장환율을 적용한 원화로 받지 않으면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불가능한 것이다.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외자유치 확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율 현실화 조치가 불가피한 과제였던 셈이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만약, 그 같은 정보가 사실이라면 북한이 중국식 보다는 베트남처럼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는 경제체제로 갈 수 있다”며 “그렇지만 국가가 관광 등의 사업에서 이익을 가져가던 종전의 방식을 포기했는지, 이중환율이 완전히 없어졌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지역 부동산 매매 허용, 경제지도기관 설립도

사회주의 경제를 대표적으로 밑받침하고 있는 토지와 주택의 사회적 내지 국가적 소유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인근에 새로이 조성되는 신도시의 경우 일정한 몫을 국가에 지불하기만 하면 심지어 외국인도 주택을 건설하거나 리모델링하여 판매하거나 임대할 수 있으며, 구매자는 개인적으로 주택을 소유하거나 임대할 수 있다.

소식통은 “북한 주민의 수중에 축적된 달러가 상당해서 주택 수요는 충분하다”며 “부동산 개발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전했다.

물론, 이같은 부동산 매매 허용은 경제특구나 특정 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하고 달러 등 외화만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2.1조치에 따라 13개 광역시.도와 220개 시군구가 추진하는 개발구를 종합적으로 지도하는 최상위 경제기구가 설립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조선합영투자위원회(위원장 리광근)가 특구개발에 소요되는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기능을 담당해왔지만 특구는 물론 모든 개발구를 종합적으로 지도하는 최상위 경제기구가 새로 구성되는 것이다.

이 경제기구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조치는 최고인민회의가 의결한 공식 국가예산에는 포함되지 않고 광물자원 개발권 부여 등을 통해 별도의 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경제건설을 위해 전력하기로 전략적 노선을 정한 가운데 합동화폐제 실시와 제한적 부동산 매매 허용 등 강력한 경제개선조치가 취해지고 있으며, 원산관광특구에 이어 신의주와 남포 경제특구, 백두산과 칠보산 관광특구 등이 순차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여 북한의 발빠른 경제조치들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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