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도 따라붙은 마지막 평화대행진

▲ 반전평화 국민행동 한반도 평화사절단이 평화대행진 마지막 날인 19일 행진에 참여했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 평화대행진에는 오키나와대학 학생들이 함께 했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17일부터 3일간 진행된 평화대행진 마지막 날이다.
우리가 속한 동군은「나카구스쿠 촌청」앞에서 출발이다.
아침 출근시간 차가 막힐까 아침밥도 차안에서 해결하면서 부랴부랴 갔더니...
아뿔사! 일요일이다!
너무 빨리 도착했다.
어제도 3시가 넘어서 잤는데...
괜시리 쬐끔은 억울한 생각이.
...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를 반겨준 음악대! 밴드다!
쿵짝! 쿵짝! 어깨가 절로 움직인다.
잠이 모자라 몸이 영 찌뿌둥했는데, 목도, 손도 저절로 박자를 맞춘다.
몸이 가벼워진다. 힘이 생긴다.
아! 이게 문예가 주는 힘인가?
대단하다!!!

▲ 오키나와 민중연대 이시가와 다가시상의 5살난 딸 새벽이도 함께했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오키나와 민중연대 이시가와 다가시상의 5살난 딸 새벽이도 함께한다.
그 아이의 행진은 아빠의 어깨 위에서이다. ㅋ 좋겄다.
오늘은 오키나와 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행진한다.

행진 때 쨍쨍하던 날씨는 10여분이 지나자 폭우로 쏟아진다.
출발 때 샌들을 신은 게 영! 찜찜했는데,
와우! 다행이란 생각이 절로...
사람이라는 게 이렇게 간사 한가보다.
비옷. 선글라스. 우산. 썬크림이 동시에 필요하다.
참으로 이상한 조합이다.
오키나와 에서는 자연스러운.

행진 내내 보이는 것은,
한쪽은 미군기지, 또 한쪽은 그 기지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영어 간판이 즐비한 가게다.

▲ 우익의 봉고차가 행진 내내 따라다니며 방송을 해댔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행진 중!
싸이렌소리가 들리고 장송곡같은 음악과 군가풍의 노래가 나왔다.
마이크를 단 봉고차가 급히 속도를 내자, 경찰차가 따라 빠른 속도로 따라 붙는다.
우익이다!
"전후보상이 끝났는데, 히노마루(일장기)는 올리지 못할망정 붉은기를 올리는 나쁜놈들", "나쁜 사회주의 놈들!"
차량에는 더 보기「민족단체」라고 쓰여있다.
우리 행진 내내 따라 다니며 방송을 해대더니,
급기야!
중간 휴식지점인 헤노코기지 정문 앞에서는 아예 같이 쉬면서 내내 방송을 해댄다.
근데, 반응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
무시전략인가?
...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는,
평화세력도,
경찰도,
우익세력도
한자리에 있게하고,
함께 움직이게 한다!!!

행진 중 지쳐있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반가운 휴식시간!
더 반가운 시원한 물과 사탕!
준비한 꼬마친구가 자꾸 먹으라고 권한다. 사탕도 집어준다.
그 마음이 참 이쁘다.
... 한국에서 온 것을 알았나???

다시 행진하여 행사장 도착!

오키나와 현민대회

▲ <복귀 41년 5.15 평화와 생활을 위한 오키나와 현민대회> 가 열리는 기노완 해변공원 야외극장.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 오키나와 현민대회에 참석한 필자.(왼쪽)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복귀 41년 5.15 평화와 생활을 위한 오키나와 현민대회> 가 열리는 기노완 해변공원 야외극장.

준비한 도시락을 정신없이 아구아구 먹어대는데, 무대에서 연주와 합창이 시작된다.
감미롭기도, 흥겹기도 한 음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뭔가 갑자기 품위있는 문화생활을 하고 있는듯...
아하!
이래서 고급(?)식당들에서는 음악이 흐르는 거구나!

이제, 본행사 시작!
사회자가 "이 빗속에서 행진 하시느라 대단히 고생하셨습니다" 라고 하는 순간! 아이고!
비가 마구마구 퍼 붓는다.
쏟아진다.
하늘에 구멍이 난거 같다.
폭우에.바람에...
사회자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고,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행사는 진행된다.
신기한 것은 거의 모두가 자리를 뜨지 않고, 조용히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다.

▲ 무대에서 연주와 합창에 이어 많은 사람들이 발언했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행사는 계속된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ㅋ
말을 짧게 할 수록 박수소리는 크다.
인사말 대신 인사만 하는 사람에게는 환성까지 터진다.

우리도, 구호로 대신한다
8박자 구호로!
미군기지 몰아내자!
매구기지 때테이께!

매! 구! 기! 지! 때! 테! 이! 께!
매구! 기지! 때테! 이께!
매구기지! 때테이께!
매구기지때테이께!

다함께 따라한다.
외! 분위기 좋타!

▲ 김복동 할머니가 증언하고 있다. [사진 - 한반도 평화사절단]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이 이어진다.
당신이 당한 억울함과, 치욕과 일본정부에 대한 꾸짖음과 요구...
낮지만 준엄하게 꾸짖는다.
강제징용으로, 노예로 끌려온 또다른 전쟁과 분단의 피해자인 재일동포를 차별하지 말라는 호소에서는 더욱 더 목소리가 높아만 간다.
여기저기서 훌쩍거린다.
눈물을 닦는다.
할머니도 우신다.
우리도 운다!
아! 하늘은 더욱 더 크게 운다.

우리는 모두 오늘을 기억하리라!
이 비와, 이 눈물을 기억하리라!

이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연대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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