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진.이재호 열사 27주기 추모식'이 28일 서울대 인문관 열사 추모비 앞에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 류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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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이재호 열사 27주기 추모식'이 28일 오전 서울대 인문관 열사 추모비 앞에서 열사의 부모님 김재훈(77세), 김순정 님과 친동생 이재훈 씨, 열사기념사업회 장유식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서울대 민주동문들의 모임인 ‘이공회’(회장 이덕희)와 ‘자하연’(회장 연성만), 김상진기념사업회(이사장 이병호)가 함께 준비하여 열렸으며, 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도 참여했다.

▲ 행사를 준비한 김상진기념사업회 이병호 이사장, 이공회 이덕희 회장과 자하연 유대기 사무총장(왼쪽부터)의 추모사. [사진 - 류경완]

추모 묵념과 여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에 이어 추모사에 나선 내빈들은 생전의 고인을 되새기며 역사발전의 동력이 된 숭고한 뜻을 기렸다. 김세진 열사의 부친 김재훈 님은 답사에서 “어려운 상황임에도 참석해줘서 고맙다. 한반도의 상황이 더 급박해지고 있는데 바람직한 나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있는 일을 하자”고 당부했다.

▲ 답사 중인 김세진 열사의 부친 김재훈, 모친 김순정 님. [사진 - 류경완]

▲ 이재호 열사의 친동생 이재훈 씨. 매년 참석하던 모친은 몸이 불편해서 못 나왔다. [사진 - 류경완]

▲ 열사기념사업회 장유식 회장이 이재호 열사의 생전 육성 녹음을 들려주고 있다. [사진 - 류경완]

이어 헌화와 기념 촬영으로 추모식을 마치고 옆 벤치로 옮겨 <중년시대>의 추모공연 ‘광야에서’, ‘타는 진달래’와 ‘동지를 위하여’를 본 후 점심식사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 헌화하는 유족들. [사진 - 류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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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사의 83학번 동기들. [사진 - 류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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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세진(당시 미생물공학과 4년), 이재호(정치학과 4년) 열사는 1986년 4월 28일 오전 9시께 서울대 입구 신림4거리에서 ‘미제용병 전방입소교육 거부시위’를 주도하다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 다음 달 5월에 운명하였다.

▲ 그룹 <중년시대>가 추모 노래 ‘광야에서’, ‘타는 진달래’와 ‘동지를 위하여’를 부르고 있다. [사진 - 류경완]

▲ ‘타는 진달래’를 부르는 구자우 동문. [사진 - 류경완]

잘 탄다 진아 너는 불 가운데 눕고
너를 태운 불길로 진달래 핀다
죽어서 살아 있는 불타는 산천으로 흙가슴으로
사랑으로 함성으로

잘 탄다 진아 너는 검은 재로 남아
너를 묻은 가슴에 한 줄기 햇살이
잊었던 넋이 되어 부르던 이름 되어 하늘이 되어
사랑으로 함성으로

잘 탄다 진아 너는 어둠 속에 되살아
너를 보낸 이 산하 타오르던 봄날에
죽어도 죽지 않는 뜨거운 바람결에 붉은 피 터져
사랑으로 함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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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하연 연못. [사진 - 류경완]

▲ 아크로폴리스. [사진 - 류경완]

<추모시>
                                                                  고은

그대 두 사람 겨레의 붉은 꽃 김세진 이재호 열사를 기리어
여기 관악 아래 처연히 한 조각 돌을 새겨 세우나니
이 땅의 원수인 바 분단팟쇼 아직도 사라질 줄 모름이여
모든 산 자 이 돌 앞에 와서 뼈저리게 깨쳐라 달구어져라

세월은 황망하구나 1986년 4월 28일 오전
서울대학교 85학번 전체 학우 농성 가운데서 그대 둘 솟아올라
반제반핵을 내걸고 온몸에 기름 부어 불지르니
그 불덩어리 쓰러지기까지 외치고 외침이여
그대의 이 세상에 사랑하는 어버이 두고
함께 공부하던 학우와 일하던 공장의 동무들과
이 땅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가는 민중을 두고
오로지 조국해방의 싸움에 나서
그 불덩어리 몸뚱이 시커멓게 불타버림이여
마침내 한 덩어리 숯이 되고 말았음이여
오 숯은 썩지 않나니 천년을 썩지 않나니
일찍이 어린 시절부터 총명하기 그지없으매
진작 세상의 진실에 눈 떠
거기에서 피할 수 없는 그대 자신의 결단이 태어남이여

드디어 이 땅의 참다운 해방을 위하여
몸 바치겠노라 사랑하노라 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구나
저 4월 혁명 이래 이 땅의 역사를 부둥켜안고 앞서 간 영령들이여

겨레의 제단에 거룩하게 몸 던졌나니
오 두 열사여
오늘과 내일 그대들로 하여금 고려땅 가득히 의가 파도침이여
민주 자주 통일의 그날이여
민중의 그날밤이여

분단 조국 44년 4월 28일

▲ 김세진 열사가 부모님께 보낸 마지막 편지. [자료사진 - 김세진.이재호열사기념사업회]

▲ [자료사진 - 김세진.이재호열사기념사업회]

<추모곡> 벗이여 해방이 온다 
                             이창학 곡, 윤선애 노래 (1987년)




그날은 오리라 자유의 넋으로 살아
벗이여 고이 가소서 그대 뒤를 따르리니
그날은 오리라 해방으로 물결 춤추는
벗이여 고이 가소서 투쟁으로 함께 하리니

그대 타는 불길로 그대 노여움으로
반역의 어두움 뒤집어 새날 새날을 여는구나
그날은 오리라 가자 이제 생명을 걸고
벗이여 새날이 온다
벗이여 해방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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