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전국경공업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북한에서 이와 같은 대회가 개최된 것은 2003년 3월 이래 10년 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 연설한 것도 이채롭습니다.

나아가, 지금 한반도 정세는 마치 전쟁전야를 방불케 합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고 또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대회가 열렸다는 것은 역으로 생각하면 그 절박함이 절절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김 제1위원장은 연설에서 “경공업전선은 농업전선과 함께 현 시기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화력을 집중해야 할 주타격 방향”이라면서 경공업 발전과 관련한 과업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은 2010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경공업을 농업과 함께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주공전선으로 설정했으며, 이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농업과 경공업은 여전히 올해 경제건설의 주공전선”이라는 선언에서도 이어집니다.

북한에 있어서 농업과 경공업은 알곡과 인민소비품을 생산하는 생활필수품의 문제입니다. 북한의 고질적인 취약점인 ‘먹는 문제’와 ‘질 높은 삶’을 보장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경공업은 농업과 함께 인민생활 향상의 기본입니다. 인민생활이 향상돼야 경제강국 건설을 통해 북한의 전략노선인 강성국가 건설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난해 북한은 농업에서 어느 정도 생산량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경공업전선’이 주요 전선이 될 것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한편으로 ‘기초식품과 1차 소비품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릴 것’, ‘질 낮은 소비품이 아닌 질 높은 소비품을 생산할 것’ 등을 제시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수입병에 걸리지 말고 원료와 자재를 국산화할 것’, ‘일꾼들이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 것’ 등을 엄중히 지적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공업공장들에서 생산을 정상화해 인민들에게 차례지게끔 하라고 간곡히 당부했는데 유훈 관철이 안 되고 있다고 질책성 발언도 하고 있습니다. 인민생활 향상을 향한 북한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의지는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 직후 바로 나온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도 나타납니다. 담화는 “원래 우리에게는 핵시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면서 “자위적인 핵억제력에 의거하여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힘을 집중하려던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고 밝힙니다.

조용히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집중하려 했는데 미국 등이 자꾸 대북제재를 하며 적대행위를 하자 “나라의 자주권을 끝까지 지키려는 의지와 능력을 과시”(<조선신보> 2013. 3. 1)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핵실험을 했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북한이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길은, 외부세계가 북한더러 핵포기를 하면 지원을 해주겠다는 식보다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이고 평화적 상태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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