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내용을 중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은 북한이 12일 쏘아올린 인공위성 ‘광명성3호 2호기’가 송출하는 신호를 수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성이 정상보다 빠른 속도로 돌아 궤도를 이탈할 수 있다는 미국 나사(NASA)연구원의 분석을 전달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12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 북한 인공위성 발사와 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국정원 여직원 선거개입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무수단 미사일 시험 성공도 겸한 것 같다"

정청래 민주통합당 간사와 정문헌 새누리당 간사대리는 회의 도중 중간 브리핑을 갖고 “김일성, 김정일 노래가 송신되고 있다고 북이 주장을 하는데, 우리쪽 중앙전파관제소와 외국에서는 아직 송신(수신)이 안 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미 나사연구원은 탑재체가 정상 위성보다 빠른 속도로 돌면서 궤도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부분이 있다”고 확인했다.

정문헌 의원은 특히 “3단체 분리 후에 비행경로를 변경하는 유도조정기술을 획득한 것으로 보여지고, 3단체 미사일에 무수단 미사일 보조엔진이 적용됐기 때문에 2007년에 시험 발사 없이 실전배치 된 무수단 미사일의 시험 성공도 겸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날 국정원은 서면보고를 통해 어제 발사된 위성의 1단체는 122초를 비행했고, 2단체는 분리 후 200초를 비행했고, 3단체는 분리 후 243초간 각각 비행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이는 지난 4월 발사시 1단체 118초, 연소 후 135초경 폭발한 것이나 2009년 4월 1단체 122초, 2단체 200초, 3단체 90초간 연소하다 추락한 것에 비해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정청래 의원은 “내가 전문가 조언을 들어 ‘로켓을 두 개 만들었다’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3단체가 결함이 생겨서 옮겼다가 3단체를 다른 것으로 교체하고 쏘지 않았느냐라는 것에 대해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한 북한이 위성 발사를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도 사전통보하지 않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국정원장 보고에서 북한 3차 핵실험 가능성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문헌 의원은 “어제 가능성 있다고 이야기 했다”며 “만약에 진짜 오늘 내일이라도 하려면 할 준비는 다 돼 있다. 유의깊게 보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원세훈,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보안에 대한 확신이 없다”

▲ 이날 정보위 회의에는 원세훈 원장(사진)을 비롯해 1,2,3차장이 모두 출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보위 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열람시켜줄 것을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강력히 요구했지만 원 원장은 “보안이 중요하다. 보안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답하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문헌 의원은 “지금 국정원에 비공개라도 좋으니까 정보위 위원들한테 열람을 해주라 주장하고 있다”며 “열람하자고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고 국정원장이 버티고 있다”고 말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원장 사퇴권고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세훈 원장을 고소한 서상기 정보위원장도 기자에게 “여야가 합의해야 열람할 수 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며 “차수를 변경해 밤을 새워서라도 열람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NLL 관련 남북정상 대화록을 열람하도록 대통령이 지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하자 원세훈 원장은 “지시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지시한다고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며 비공개 원칙을 확고하게 고수한 것으로 전해져 국정원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관측된다.

국정원 여직원, '3차장 소속 심리전단 직원' 확인돼

▲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시작 직전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편 국정원 여직원의 선거개입 논란에 대해 정청래 의원은 “궁금해 하는 역삼동 607호에 있던 분은 국정원 직원이 맞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며 “정확한 명칭은 (국정원) 제3차장 소속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심리전단 단장은 1,2급에 해당하는 고위직이 맡고 있으며, 전산요원 등 이공계 출신 인력은 물론 방송계 출신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통합당은 심리전단은 70명 내외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여직원은 2008년 1월 컴퓨터공학 전공 전산요원으로 국정원에 들어왔다가 심리전단으로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근무시간은 24시간 체계라 출퇴근은 일정치 않다”고 밝혔다.

또한 ‘이 직원이 집에서 업무를 보았다고 추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사이버 영역 업무는 했을 수도 있다”고 답하고 “현재 국정원 감찰국에서 혹시 누가 내부에서 이 사항을 제보했는지 감찰하고 있고, 밝히려고 노력하는데 밝히지는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특히 ‘국정원 직원이 노출된 것에 대해서 국정원 잘못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원세훈 원장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했으며, “전화로 댓글을 달았는지 안 달았는지 김모 직원과 전화로 확인했는데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 서상기 정보위원장(왼쪽)과 정청래 민주당 간사가 정회 중에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청래 민주통합당 간사는 “서상기 정보위원장이 보이코트를 지시해 예산소위를 무산시켰다”는 점과 “본인이 의사를 안 묻고 정회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강력히 항의했고, 서상기 위원장은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잘못된 부분은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정, 0:14)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