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 (소설가)

 

북한의 로켓발사가 성공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는 뭉클한 감동에 가슴이 떨렸다.
‘아... 이제 종전선언이 임박했구나’.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우리의 땅에서 우리의 의사대로 남북이 오가며 혈육을 만날 수 있다. MB정부가 굳이 북한에서 받겠다는 빚을 현금으로 요구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에는 풍족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남한 기업이 채굴권을 따내 발생하는 이문의 일부를 정부에 갚으면 된다. 중국이 야금야금 그 것을 다 채굴해 가면 아까워서 어쩌나. 매일 나는 안달이 나 발을 동동 구르는 심정이었다. 부산에서 신의주, 신의주에서 중국 그리고 러시아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가 생긴다면 비 굴뚝 산업이 벌어들이는 관광 수입이 짭짤할 것이다. 부수의 기업이 생기면서 일자리가 기하급수로 창출될 것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고민도 사라질 것이다. 장사나 기업 운영이 생소한 북한의 경제도 윤활해짐으로써 남북 우리의 삶은 눈부시게  변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도서출판 동북아에서 출간한 『김정일 한(恨 )의 핵전략-그 미궁의 핵전략을 파헤친다』에서 필요한 대목을 발췌하겠다. 먼저 저자 김명철은 누구인지 표지 뒷면에서 전재한다. 번역은 김종성이 했다.

<김명철은 조선신보 영자지 기자로 18년간 근무. 정확한 김정일 분석에 김정일 그 자신마저 감탄. 서방 언론도 인정하는 현존 최고 북한 전문가. CIA 국무부 국방부를 상대하는 북한의 서방 창구. 미국은 그에게 핵무기 시설까지 공개. 그 것은 그를 통해 북한을 겁주려는 의도. 김명철의 저서는 북한 혁명박물관에 전시. 그가 공개한 대미전략에 클린턴도 경악. 김명철의 관측은 언제나 적중했다. 향후 한반도 정세 그의 말을 들으면 된다.>

<(전략) 김정일의 핵 전략... 첫째 인간중심... 하이테크 무기나 영토의 크기 혹은 경제력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사상의식 만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며... 둘째... 앞으로 외세와 또 싸우는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 땅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 침략자의 땅에서 전쟁을 치르겠다... 그래서 만든 것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승리를 거두는 경우에도 우리의 민족과 우리 국토가 손상을 입었다... 세 번째가 김정일의 핵전략 진짜 알맹이다. 셋째 싸우지 않고 이기는 무혈승리... 그래서 나온 것이 핵 억지력 전략이다. (하략)>


내가 쓰러지기 전에는 서울 오르내리기를 이웃집 드나들듯 했다. 기차에서 신문을 읽고 있노라면 옆 좌석의 승객이 말을 걸어온다.

“할머니 보이세요”, “안경을 쓰니까요.”
“할머니 좀 여쭈어 봐도 될 까요.” 무척 예절바른 청년이다. “아무렴요.”
“할머니 젊으셨을 때 뭘 하셨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도 신문을 안 읽거든요.”, “뭘 했겠어 애기낳고 살림하고 그랬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래 이번엔 내가 물을 차례인대 물어도 되겠지.”, “그럼요.”
“학생인가요.”, “졸업반입니다.”
“전공은요.”, “법학이지만 북한학에 흥미가 있습니다.”
“어머!” 나는 반색을 했다.
“그럼 북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고 있겠네요.”, “아무래도 자료가 많으니까요”.
“난 북한을 옹호하는 편인데요 김정일의 사치한 생활에 대해서는 변호의 여지가 없어요. 북한에 술이 없어요. 백성은 굶어 죽는데 사치품에 양주를 수입한다는 게 말이 되요.” 분노로 내 음성이 높아졌나보다. 옆 승객의 시선이 느껴진다.
“할머니 잘  모르시는군요. 쏘련이 붕괴되면서 과학자들이 북한으로 망명을 했습니다. 한국의 보수들이 욕해대는 그 사치품은 과학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추운 지방에서 보드카를 마시다가 소주가 맞겠습니까.”

북한의 로켓 발사 영상을 보며 나는 뇌었다. ‘오늘을 위해 망명 과학자들을 떠받들었구나’.
그 학생의 이름과 전화번호라도 물어놓을 걸...

(수정, 14일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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