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대통령 선거가 보름 여 남아있는 지금, 여당의 마지막 안보.색깔 공세에 야당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결정적이고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여권의 정보력과 야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마지막 시험대라고 해언이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두 소재가 있다.

첫 번째는 일주일 정도 후에 결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로켓 발사로 촉발되는 안보 정국이다. 대통령 선거 후반부를 안보 국면으로 몰고 갈 대형 변수임에 분명하다. 북한의 로켓 발사 자체가 선거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여야의 대응방향에 따라 논란이 이어질 여지가 크다. 예컨대 북이 발사한 로켓이 우주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경우에는 미사일방어(MD) 문제가 여권 주도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실패할 경우에도 한미 군사동맹과 군사적 대비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한반도 평화공존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안보 국면의 특수성을 활용하여 야권에 지속적으로 색깔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새누리당에는 속속 예비역 장성들이 몰려들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그 숫자가 아니라 예비역 군사집단이 창출하는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우선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세가 강화될 것이 확실시 된다. 여기에는 지난 2007년 당시 남북 간에 진행된 제4,5,6,7차 남북 장성급회담과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과 관련된 군사 기밀들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여 진다.

최근 새누리당 선거 캠프에 합류한 군 사령관 출신의 예비역 대장 L씨가 눈여겨 보여 지는 이유다. 그는 당시 남북 장성급회담 당시 우리 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회담 당시 북한 대표의 발언 내용을 소개하면서 당시 청와대와 북한이 내통을 했다는 식으로 현 야권 후보를 몰아붙이는 논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팩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누락한다. 아마도 4일로 예정된 대선 후보 TV 토론을 분수령으로 이미 기획된 콘텐츠를 구체화할 것이다.

이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진영에는 노무현 대통령 당시의 청와대 안보수석, 국방장관, 육군참모총장, 기무사령관, 남북군사회담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원래 노무현의 남자들이었으나 오늘날 박근혜의 남자가 되고 말았다. 원래 군인이 불사이군(不事二君)을 외치며 정치에 초연할 것이라고 보면 오산이다. 그보다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대북정책을 정조준하는 저격수의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 두 개의 안보 공세는 여권 후보 진영에서 안보세력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느냐, 야권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상승하느냐에 따라 그 수위가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낡은 이념과 색깔에 발이 묶여 선거를 치루고 난 이후라면 전쟁을 예방하는 문제, 평화와 번영의 가치는 의제에서 밀려나고 차기정부의 외교안보 역량이 선거과정에서 잠식되어 차기 대통령은 집권 초에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워낙 선거가 급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까지 고민할 여유가 없다하더라도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색깔 공세로 선거를 치루고 나면 차기 정부가 집권 초에 대북 정책에서 자율성이 침해되고 매우 경직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국내 정치가 대북 정책의 발목을 잡게 되는 상황이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야권은 색깔 공세도 차단하면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의 밑그림도 탄탄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차기 지도자는 ‘믿음의 체계’라고 할 수 있는 일관된 신념에 의해 한반도의 위기를 자주적으로 관리하고 북한과도 협상을 하며,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가치를 전파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집권 준비를 해야 한다. 첫 번째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우리가 주도하겠다는 정권 차원의 높은 결의. 두 번째는 평화공존의 질서를 구현할 수 있는 행동계획(액션플랜)으로서 국가외교안보전략. 세 번째는 유능한 관료와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세력이 전이되는 동북아에서 우리는 평화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준비부족으로 또 실패한 5년을 겪어야 한다.


 

14~16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보좌관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전 국무총리실 산하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디펜스21+> 편집장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