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L858 전두환, 김현희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출판기념회가 17일 '벙커1'에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저희들 책에서는 김현희의 북한 관련 진술을 다 뒤집는, 낱낱이 그녀의 거짓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KAL858 전두환, 김현희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출판기념회에서 공동저자인 신성국 신부는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KAL858기 사건의 주범 김현희 씨에 대해 “로봇 인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동저자인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부대표 신성국 신부와 조사팀장 서현우 작가는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혜화동 ‘벙커1’ 카페에서 토크쇼 형식으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김현희 씨의 신상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들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성국 신부는 “김현희가 <TV조선>에 나올 때마다 우리 어머니들(실종자 가족들)이 공개토론회 하자고 요청한다.. 25년동안 다 거절당했다”며 “지난 10월 9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안 나왔다”고 지적하고 “김현희는 25년 내내 항상 짜여진 시나리오 대로, 짜여진 질문지 대로만 답하는 로봇 인간”이라고 비판했다. “국감에 나오게 되면 야당 국회의원들이 미리 질문지를 주지 않고 하기 때문에 못 나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현우 작가는 1988년 1월 15일 당시 안전기획부(안기부)의 수사발표문에서 김현희 씨가 1970년 인민학교 2학년 때 ‘사회주의 조국을 찾은 영수와 영옥’이라는 영화에 아역배우로, 1972년 중학교 1학년 때 ‘딸의 심정’이라는 영화에 출연했다고 밝힌 대목이 거짓이라고 폭로했다.

‘사회주의 조국을 찾은 영수와 영옥’은 1969년에 개봉됐고 ‘딸의 심정’은 1970년에 개봉된 영화이며, 개봉을 위해 1,2년 전부터 촬영에 들어갔을 것으로 미루어 보아 김현희 씨의 진술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공동저자인 신성국 신부(왼쪽)와 서현우 작가가 토크쇼에 함께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신성국 신부는 “왜 김현희가 북한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인가를 알게 되면 사건의 진실이 좀 더 드러난다”며 우리나라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공민증’ 번호와 노동당 당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원증 번호가 수사기록 등 일체의 기록에 나오지 않는 점을 들었다. “김현희의 북한관련 행적사항, 신원 모든 것이 다, 아무것도 입증되지 않고 발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번 책에서는 김현희 씨와 공범으로 발표된 음독자살한 김승일이 1984년 9월 한국에 잠입할 당시 “김승일의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예약을 대행해 준 타이항공 Miss. H Park이라는 인물의 존재”와 김현희 씨의 마카오 행적이 상세히 기록된 점 등 새로운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

신성국 신부는 “2007년 10월에 5년여에 걸쳐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안기부 수사기록, 검찰 수사기록, 김현희 진술문을 받아냈다”며 “그 수사기록을 입수하고 그걸 조사를 다 마쳐 그 조사분석한 결과 김현희의 모든 것이, 모든 진술문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도 “우리는 수사기관도 아니고 북한도 갈 수 없어 (사건의 진상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김현희 진술, 수사기록을 다 뒤집는 작업을 해서 이 책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서현우 작가는 “이 사건의 수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툼한 한 권의 소설”이라며 “앞뒤가 맞지도 않고 인과율도 맞지 않고, 모순투성이인데다 심지어 김현희의 모든 자필 진술서는 줄을 긋고 고쳤다”고 지적했다.

▲ ‘KAL858기 가족회’ 차옥정 회장의 인사말을 류인자 부회장이 대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KAL858기 가족회’ 차옥정 회장은 류인자 부회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진실과 화해를 위해 KAL기 사건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우리 유가족들은 25년전 정지된 시간 속에 감추어진 진상규명이 이제는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에 대해 너무나 벅차다”고 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KAL858기 사건 25주기 추도식이 오는 11월 29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작은형제회 1층 성당에서 열린다고 고지했다.

임헌형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축사에 나서 “오늘이 10월 17일, ‘10월 유신’의 날이다. 지금도 유신시대다. 그것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신정신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에 출마해서 40% 전후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대통령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앞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절대 속지 않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벙커1'을 찾은 젊은이들이 토크쇼에 귀기울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현희 씨를 취재하기 위해 경주에서 보름간 잠복 끝에 김현희 씨를 만났다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출판기념회에는 ‘벙커1’을 찾은 젊은이들과 KAL858 실종자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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