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대통령이 18일 연평도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청와대는 MB의 연평도 방문 이유로 “동부전선 22사단에서 발생한 ‘노크 귀순’ 사건 이후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걱정이 많은 상황이고 최근 NLL을 통한 북한 어선 침략 시도도 있었고 다음 달에는 연평도 포격 사태 2주년을 맞는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설픈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동부전선에서 ‘노크 귀순’이 일어났다면 동쪽으로 가면 될 것이고, 북한 어선의 NLL 월선은 이미 지난 일이자 일국의 대통령이 그 일로 NLL까지 방문할 정도는 아니며, 또한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23에 발생했기에 두 돌까지는 아직 한 달이 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MB는 왜 동쪽이 아닌 서쪽으로 갔을까요? MB가 ‘동부전선’이 아닌 ‘연평도’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요?

먼저, 너무나 뻔하게도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입니다. 최근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이 문제를 두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대선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행해진 MB의 연평도 방문은 NLL 문제를 부각시켜 청와대 통일비서관 출신인 정문헌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남북관계 파탄을 북측의 탓으로 돌리려는 수작입니다. MB는 연평도에서 “북한군이 민간인 식량을 뺏고 도망오기도 하고, 주민들의 생활 자유도 없고, 인권도 없고, 밥도 풍족하게 먹을 수 없다”면서 “지구상에 그런 나라가 없다”고 험한 말을 쏟았습니다. 나아가 “참으로 딱하긴 하지만 그러면서 핵무기를 만들어 세계를 위협하고 남쪽을 위협하고, 기도 안 찬다”고 혀를 찼습니다. 제 몸뚱이도 건사하지 못하는 주제에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어 남북대화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려는 과시이기도 합니다. 최근 대선 정국에서 대선 후보들이 매스컴을 장악하고 MB는 그저 들러리일 뿐입니다. 그런데 MB는 지난 8월 독도를 전격 방문해 임기 말 레임덕을 미연에 방지하는 재미를 본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MB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한 특검이 진행 중인데, 내곡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MB가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MB는 연평도 전격 방문이라는 단칼로 특검 이슈를 무력화시키고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역대 대통령들은 일기 말에 탈당을 당하거나 극심한 레임덕에 시달렸습니다. 그에 비하면 MB는 당적을 유지하고 험한 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임기 말을 가장 행복하게 보내던 참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부족해서 연평도 방문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북측을 자극하고 또 존재감을 뽐내려는 것인지요. MB가 ‘노크 귀순’이 일어난 동부전선으로 갔다면 ‘안보 태세 점검을 위한 방문’이겠지만 연평도로 갔기에 ‘과욕’이 된 셈입니다. 과욕에는 그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MB가 북측과 국민, 그리고 정치권으로부터 어떤 대가를 받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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