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리더십』표지. [자료제공-석탑출판]
'부상하는 중국(Rising China)'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최근 몇 년간 이는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과 산과 물을 접하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부상하는 중국'은 화두 중의 화두라고 할 수 있다. 남측 차기 정권의 외교안보분야 최우선 과제는 한.미동맹과 한.중관계의 조정이 될 것이다. 북측의 대중 의존도 심화도 외교가의 난제로 거론되고 있다.

2008년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 때 자본주의 세계를 구한 나라는 '사회주의 중국'이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2009년 10월 1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60년전 마오쩌둥 주석이 "중국 인민이 떨쳐 일어섰다"고 선포한 바로 그 자리에서 "사회주의 중국은 지금 세계의 동방에 거연히 솟아 있다"고 선언했다.

올해 10월이면 신중국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후진타오의 시대도 저물고 시진핑의 시대가 오게 된다. 큰 체구와 온화한 인상 외에는 그다지 알려진 게 없는 이 미래 중국 지도자를 리더십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조망한 책 한 권이 나왔다. 『시진핑 리더십』(저자 김기수, 석탑출판 2012). 한국 기자가 쓴 시진핑 전기는 처음이다.

국내에 소개된 시진핑 전기 중에서 『시진핑 평전』(우밍, 넥서스 2010)은 정전이라 할 수 있으나, 다소 딱딱한 문체가 흠이다. 저널리스트의 시각에서 써내려간『시진핑 시대의 중국』(사토 마사루, 청림출판 2012)는 아기자기하지만 다소 가볍다는 느낌이다.

<내일신문> 외교통일팀장인 저자가 외교통상부를 출입하는 틈틈이 시진핑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옌안 등을 발품 팔아 완성한 『시진핑 리더십』은 학술서적의 특징과 저널리즘의 장점을 모두 담으려 노력했다. 한국의 시각에서 시진핑 리더십을 분석하고 나름 대응 방법을 제시한 점도 미덕이다.

저자가 시종 천착한 문제는 시진핑 리더십을 규정하는 유전자(DNA)의 정체다. 리더십을 규정하는 개인의 특징과 사회 환경을 모두 고려할 때, 시진핑 리더십의 키워드는 '통합과 '창조'라고 주장한다. 시진핑을 만났고 수년간 관찰한 한 인사는 그가 후진타오보다 더 내강(內剛)한, 그리고 배짱(Guts)이 있는 리더라고 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솔직함'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시진핑은 '선전특구' 개척자인 부친 시중쉰의 개화된 유전자와 중국 공산당의 붉은 혁명 유전자, 두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시진핑에게 후자가 더욱 두드러지지만 그렇다고 전자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미국 내 한 중국 전문가의 분석이다.

시진핑이 집권하기까지 외유내강, 인화단결 등이 부각됐지만 집권 이후에는 어떤 측면이 부각될지가 관심사다.

책 1장 '시진핑의 삶과 리더십', 2장 '그의 아버지 시중쉰과 시진핑의 관계', 3장 '시진핑 리더십의 특징'은 저자의 현장 취재가 돋보인다. 4장에는 '시진핑이 향후 10년 동안 해결해야할 과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5장 '시진핑과 한반도'에서는 바람직한 한중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제안들이 제시된다.

시진핑은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두 차례 방한, 수많은 한국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시진핑 집권 후 한중관계는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번영을 구가하던 최근 30여 년은 중국이 수천 년 역사상 어두운 터널을 겨우 빠져 나오던 시기였다. 중국이 전략적 기회의 시기를 잘 활용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한다면 한중관계는 어떻게 될까?

한중관계가 예전의 화이(華夷)관계로 회귀해서는 절대 안되며 미국 질서 아래 있던 20세기보다 더 많은 번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건강한 한중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중국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는 것은 2012년 12월 대선을 통해 등장할 정치 지도자가 풀어야 할 중대한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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