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7)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모란. [사진 - 정관호]
모 란
종래 ‘목단’이라고 불리어왔던 꽃 중의 왕인 모란꽃이여
부귀영화의 상징으로 여겨 병풍 그림의 단골 화제로 신혼 금침의 숫본(繡本)으로 온 백성들의 떠받듦을 받았네
향기가 없다는 일화를 남겼지만 꽃철에는 우련한 내음 번지고 노란 화심을 둘러싼 꽃이파리 안으로 머리 숙여 은근스럽고
사찰이나 부잣집 마당에는 으레 몇 포기씩 심겨왔지만 이제는 열린 사회로 밀고 나와 뜻만 있으면 찾아볼 수 있다
본시 붉은 색 꽃이 젤로 많지만 흰색에다가 분홍색 보라색 여러 겹으로 피는 종(種) 들이 푸짐하게 화단을 장식한다
본시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지금은 이 땅 곳곳에서 재배한다.
▲ 모란, 꽃 생김새. [사진 - 정관호]
▲ 모란, 흰 꽃종. [사진 - 정관호]
▲ 모란, 씨. [사진 - 정관호]
▲ 모란, 원예종. [사진 - 정관호]
▲ 모란, 원예종. [사진 - 정관호]
도움말
모란은 ‘목단(牧丹)’에서 번진 말. 본디 중국에서 1500년 전쯤에 수입되었다고 전해지는 갈입좀나무(落葉灌木)다. 홑으로 붉게 피는 것이 원종(原種)이지만, 겹 또는 여러 색깔로 피는 원예품종들이 있다. 꽃은 초여름쯤 가지 끝에 하나씩 달린다. 붉은 꽃이파리에 노란 화심이 어울려 너그럽고 귀한 인상을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