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7)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동의나물. [사진 - 정관호]
동의나물
축축한 데를 좋아하며 봄 일찍 노란 꽃을 피우는 산초
이름 같아서는 먹을 수도 있고 무슨 신령한 약초 같지만 함부로 입에 댈 수는 없는 풀
꽃대 위쪽에서 갈라져 두 송이 꽃이 나란히 피고 열매는 뿔이 달린 접시 모양
줄기가 땅에 닿으면 거기서도 새 뿌리가 나므로 포기가 꽃방석처럼 둥그렇게 퍼지고
어떤 사유로 나물이라 불리는지 그저 꽃만 진하고 예쁘다.
▲ 동의나물, 꽃 생김새. [사진 - 정관호]
▲ 동의나물, 열매. [사진 - 정관호]
도움말
동의나물은 산 속의 습지나 연못 가장자리 등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콩팥 모양의 뿌리잎이 겹으로 뭉쳐 나며 50센티쯤 높이까지 자란다. 4~5월 경 꽃줄기 끝에 노란 꽃을 피우는데 꽃받침이 꽃잎 구실을 한다. ‘나물’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독성이 있어 함부로 먹지는 못하고, 그 독성이 오히려 약이 되어 타박상이나 접질름(捻挫)을 다스리는 데 쓰인다. 이파리 생김새가 곰취와 비슷해사 봄나물 캘 때 조심해야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