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30일 하루 일정으로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개성공단 방문과 관련해 홍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상의도 했고 또 북측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홍 대표는 이번 방문목적에 대해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방북하는 것”이라며 “북한 당국자들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특히 남북관계가 그렇듯이, 그렇게 단순하게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홍 대표의 방문을 수용한 북측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홍 대표가 대표 취임 때부터 유난히 남북관계 문제에 관심을 쏟아온 것은 사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북 대결주의자인 현인택 통일부 장관 경질을 제기했고, 또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이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것임을 예고해왔습니다. 특히, 홍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농업발전과 식량자급에 관한 대북사업을 제안하면서 “집권여당의 대표인 제가 직접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책을 찾아볼 용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개성방문은 그 결실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를 두고 ‘꼼수’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민주당 대변인은 27일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측근비리를 대북 이슈로 덮어 보려는 꼼수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10·26 재·보선을 앞둔 ‘선거용’이라는 지적입니다. ‘너무 가볍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북한에서) 만날 인사도, 논의할 의제도 정하지 않고 서둘러 방북하다니 집권여당 대표답지 않은 너무나 가벼운 처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같은 지적과 비판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꼭 그렇게만 볼 사안은 아닙니다.

최근 한반도 정세에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6자회담 재개를 향해 북미회담이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통일부장관이 교체되었고 7대 종단 대표들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는 등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때 한나라당 당대표의 ‘사상 최초의 방북’은 그 언사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남북 당국이 풀지 못하는 것을 우회해서 여당이 나서는 것도 지혜입니다. 정치와 군사적 문제로 대립해 있으면 경제와 인도적 지원으로 해결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여당 대표의 경제적 차원에서의 대북 접근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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