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지구에 있던 남측 관리인원 16명(조선족 2명 포함)이 23일 모두 철수했습니다. 이로써 금강산지구에는 남측 인원 1명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3년 전만 해도 금강산은 남측 관광객으로 들끓던 곳입니다. 그런데 현재 ‘금강산지구 내 거주 남측 인원 0명’. 이는 북측 금강산이, 아니 남북 공동의 금강산이 이젠 남측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표일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성적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북측의 다음 수순을 예측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간 언론에서도 보도됐듯이, 미국, 중국 등 제3의 사업자와 관광사업을 재개할 것입니다. 마침 북측은 이달 말 해외 기업과 언론매체들을 초빙해 금강산 특구를 대상으로 한 시범여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북측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라선에서 저 유명한 만경봉호를 이용해 금강산을 다녀오는 관광코스 운영을 추진할 것입니다.

북측이 남측과 결별을 선언하고 제3의 사업자와 관광사업을 재개하려는 심사는 이해가 갑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남과 북은 관광 재개 문제를 풀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북측은 관광 유치로 경제적 이득을 챙겨야 할 판에 3년째 개점휴업이니 그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울러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고 또 관광 재개를 위해 남측에 여러 제안을 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금강산 관광사업이 13년 만에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빠졌습니다.

남측 당국은 기껏해야 북측이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재산 처분에 나서면 법적 외교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벌써 일각에서는 국제기구가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재산 처분 문제를 다룰 경우 북측에 유리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남측이 ‘금강산문제’인 민족 내부문제를 국제문제로 비화시켜선 안 됩니다. 이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격입니다. 금강산문제를 민족문제로 갖고 있어야 뒤늦게라도 해법이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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