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일 오전 특별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 하산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측과 러시아 측도 이날 김 위원장이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며, 김 위원장이 체류 기간 중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행(行)은 9년만의 일입니다. 게다가 최근 북미 뉴욕회담 개최 등 6자회담 재개가 탄력을 받는 상황에서 이뤄진 터라 비상한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사실 김 위원장의 방러는 충분히 예견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분위기 조성이 착착 진행되어 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향해 출발할 즈음인 19일 <조선중앙통신>은 러시아의 대북 5만톤 식량지원 소식을 전하면서 그 첫 배가 19일 흥남항에 도착했다고 실감나게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통신은 세계식량계획을 통한 러시아의 500만 달러분의 식량지원도 알렸습니다. 나아가 통신은 이 같은 러시아의 대북 식량지원이 “두 나라 인민들 사이에 존재하는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의 표시로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루 앞선 18일에는 재일 <조선신보>가 ‘활발한 경제협조’라는 제목의 논평기사에서, 특히 북.러 간 경제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지난 6월 북측과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 측과의 에너지문제 회담, 7월 러시아령 하산과 북한 라선 간의 철도 개수공사 합의 등을 알리면서, 내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와 관련 북.러 간 경협이 더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아예 신문은 북한을 경제봉쇄로 고립 붕괴시키려는 한.미.일의 어리석은 책동이 파탄 나고 있다고까지 선언했습니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8.15광복절인 15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가스와 에너지, 철도 건설 분야에서 북측과 협조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면서 “이 계획들을 실현하는 것은 중요한 경제적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며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안정시키고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김 위원장 초청의 목적을 알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는 양국의 경협을 비롯한 현안들에 대해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는 일이 될 것입니다.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기 위한 북한의 외교적 경제적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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