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6)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달맞이꽃, 월동엽. [사진 - 정관호]
달맞이꽃
달을 보고 피는 꽃 해를 보고 지는 꽃
낮보다는 밤을 해보다는 달을 더 좋아해
밤에 노란 색으로 피었다가 해가 돋으면 시들어버리는
연인들의 꽃 이뤄지지 못하는 사랑의 꽃
곱기는 겨울을 난 뿌리잎 색색의 방석을 깔아놓은 듯
왕성한 생활력으로 어디서나 씨를 흩고 잘 자라
이 땅의 자생초는 아니고 남미 칠레가 고향
꼭 두 해를 살다 죽는 아쉬움에 목마르는 망향초.
▲ 달맞이꽃. [사진 - 정관호]
▲ 달맞이꽃, 꽃 생김새. [사진 - 정관호]
▲ 큰달맞이꽃. [사진 - 정관호]
▲ 황금낮달맞이꽃, 원예종인 듯. [사진 - 정관호]
도움말
달맞이꽃은 길가나 빈터 풀밭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본디 남아메리카가 고향이지만, 이제는 거의 토박이처럼 되었다. 방석 모양으로 깔리는 뿌리잎에서 줄기가 솟고, 그 끝 잎겨드랑이에서 차례로 노란 꽃이 핀다. 해질녘에 피기 시작해서 해가 뜨면 시든다. 그런 연유로 ‘달맞이꽃’이란 이름을 가졌는데, 시들면서는 약간 붉은 색으로 변한다. 날씨가 서늘해지면 낮에도 핀 채로 있기도 한다. 형제종에 큰달맞이꽃이 있고, 원예종으로 개발된 것도 더러 눈에 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