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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관' 높이느라 제 살림 못 돌본 '군대'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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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7.15  17: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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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대장부가 큰 일 하려면 집안 일은 신경꺼라."

지금은 이런 말을 집에서 했다간 정말 큰 일이 난다. 그러나 옛 아버지들은 자신이 그렇게 자랐듯 아들에게 커다란 지침서인냥 전수해왔다.

그런 지침서는 '큰 일'할 아들이 모인 군대에서 창군이래 60여년 동안 철저히 지켜져 왔고 2011년 들어 더 강조됐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전으로 외홍을 겪은 군대는 '전투형 군대육성'의 구호와 함께 대적관을 높여왔다.

해병대의 '김정은 영점사격 표적지'에 이어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의 사격 표적지가 등장했다. 이와 함께 '때려잡자 공산당' 구호가 30여년 만에 '공산당'이 '3부자'로 바뀌어 등장했다.

이런 군의 '대적관' 의식 고취는 일부 부대에 치우친 것이라고 하지만 국방부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갔다.

그렇게 적을 때려잡기 위한 '큰 일'에 열성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4일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이라는 정말 '큰 일'이 '집안'에서 터졌다.

총기사건으로 해병대원 4명이 죽었다. 뒤이어 해병대원이 자살했다. 그리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해병대 원사도 목을 맸다. 뒤이어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전차가 넘어져 상병 1명이 사망했다.

'큰 일'만 하려다 결국 '집안'이 망하는 상황에 온 것이다.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과 해병대원 자살의 원인은 '기수열외'로 드러났다. '기수열외'로 지목되면 후배 기수가 선배 기수를 인정하지 않는 '왕따'를 하는 해병대의 오랜 악습이다.

그 말 자체도 이해가 안되지만 '기수열외'로 지목하는 이유도 가관이다. 구타를 발설하고 성매매 계에 들지 않고 병영문화를 개선해 보려 했다가는 '기수열외' 대상자로 낙인 찍힌다. 게다가 부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잘 따르지 못해도 '기수열외'에 자동적으로 포함된다.

'기수열외'란 용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남자 그리고 군대라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대개 남자란 동물은 서로 시기질투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료의 잘못은 고쳐주고 못하면 독려하고 보듬어주는 존재라고 한다.

군대도 마찬가지. 2년 동안 군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를 아끼고 도와주는 '전우애'가 강한 집단이다.

심지어 군대에서 즐겨 부르는 노래가 '전우' 아닌가.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 조국을 지키는 보람찬 길에서... (중략) 한가치 담배도 나눠피우고 기쁜일 고된일 다함께 겪는 우리는 전우애로 굳게 뭉쳐진 책임을 다하는 방패들이다."

그런데 군대 내 구타.가혹행위, '기수열외'에 의한 자살을 국방부는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해당 병사들은 '관심사병'이라는 용어로 매장된다. 개인의 문제이지 군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군대에서 죽으면 '개죽음'이라는 말이 2011년에도 재현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군대가 '큰 일'을 해야 함은 마땅하다. 그러나 집안 일이 풀리지 않으면 큰 일은 할 수 없다.

'큰 일'하겠다고 나서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말이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큰 일 하기 전에 집안 일부터 제대로 하라는 뜻이다.

허공에 대고 '때려잡자 공산당'만 외치다 90년대 '남북기본합의서'로 꿀먹은 벙어리 신세 되고 '6.15선언'과 '10.4선언'의 들러리 역할밖에 할 수 없었던 군이 더이상 '평화수호자'가 아닌 '전쟁집단'으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집안 일부터 챙겨야 한다.

'김일성 3부자 표적지' 한 장 더 만드는 시간에 부대 내 실태를 한 번 더 점검하고 반성하고 고칠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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