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라는 큰 대업을 위해 언론이 선구자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내가 와인 한잔만 먹어도 술을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 과장을 많이 합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한 언론에 대한 시각의 일단이 남한 언론사 사장단 방북을 계기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12일 평양을 방문한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남한 언론 보도와 관련, `경제 관련 기사는 안 읽어도 대북관련 기사는 모두 읽는다`면서 이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남측 TV를 보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 3주전부터이고, 남측 신문은 쭉 보다가 8년전부터 눈이 나빠져 지금은 잘 안본다`면서 `행사할때 보면 내가 사인한 직후 금방 방송될 정도로 남측 방송의 보도가 일본 NHK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KBS 보도에 언급, `섭섭한게 많지만 이젠 나무라지 않겠다`면서 과거 보도경향에 우회적으로 불만감을 표출한 뒤 `과거에는 본의 아니게 그랬을 것이나 `6.15 선언`이후 많이 달라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보는 그대로 써주면 된다. 우리를 과찬할 필요도 없고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면서 `통일에 이바지하려면 통일에 동참해야 한다. MBC도 10년전에 김연자가 출연하는 가요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고, 김세레나도 봤고, 허준 프로도 봤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가 (남측) 신문을 일본을 통해 돌아서 읽을 필요가 있느냐`면서 `우리는 서로가 같은 민족인데 신문도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다 읽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우리는 달러가 없어 돈 내고는 못본다`며 연락사무소를 창구로 무료구독을 희망했다.

김위원장의 이런 대남 언론관은 남한 언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북측 및 남북관련 보도자세에 대해 계속 주시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200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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