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가 속한 엘더스그룹(The Elders) 회원들은 28일 방북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서해상 공해 상공을 거쳐 서울로 들어와 김성환 외교장관과 현인택 통일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당국자들과 면담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카터는 당일 서울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방북 성과와 의미를 설명할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당국자들 사이에서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징후가 뚜렷합니다.
평양에 가 있는 카터가 ‘평화의 전령사’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카터의 방북에 “큰 기대는 갖고 있지 않다”고 폄하했습니다. 김 장관은 26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와도 대화 채널이 열려 있는데, (북한이) 굳이 제3자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며 우리와 이야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개인 자격”이라며 불쾌해한 것입니다.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만나길 껄끄러워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카터를 비롯해 전직 국가수반급 모임인 엘더스그룹 일행을 만나는 일이야말로 국격을 높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의 카터 일행과의 면담 회피는 자칫 카터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가져올지도 모를 평화 메시지를 회피하려한다는 오해를 살만합니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당국자들은 변화된 정세를 받아들이고 한반도 평화문제 앞에 당당해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