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일 밤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이번 사태처리를 놓고 남조선당국의 입장과 자세를 다시 한번 가늠해보게 될 것”이라며 “부당하게 억류된 우리 주민 31명 전원을 배와 함께 그들이 나간 해상을 통해 무조건 즉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월 5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으로 월선해온 북한주민 31명 중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27명과 선박을 송환하겠다는 대북통지문을 북적위원장 앞으로 보냈다”며 “합신 결과 북한주민 31명 중 4명이 귀순의사를 밝힘에 따라, 27명만 송환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북한주민은 내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 예정이며, 선박은 내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인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측 대변인 담화는 “그사이 우리 측이 여러 차례에 걸쳐 억류된 우리 주민 전원과 배를 지체없이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으나 그때마다 괴뢰패당은 그 무슨 ‘조사’니, ‘본인들의 자유의사에 의한 처리’니 뭐니 하면서 거부하였다”고 지적하고 “우리 주민들을 여기저기 끌고다니며 ‘귀순공작’을 하면서 회유, 기만, 협박으로 남조선에 떨어질 것을 강요하는 비열한 행위에 매달렸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배와 주민들이 기상악화로 표류된 것은 너무나 분명하고 주민들은 전원 억류 첫날부터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밝히고 송환을 강하게 요구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담화는 “괴뢰당국은 표류되여 나간 우리 주민들을 수십일이 지나도록 집단적으로 억류하고 있다가 오늘에 와서 여론상 더이상 붙들어들 수 없게 되자 그중 몇 명이라도 ‘귀순’이라는 구실 밑에 강제로 떨구어 놓으려고 책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반 사실은 지금까지 괴뢰패당이 우리 주민들을 돌려보내지 않은 것이 그 무슨 ‘조사’나 ‘의사확인’때문이 아니라 추악한 반공화국모략과 대결책동의 인질로 써먹어보려는데 있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신랄한 어조를 동원해 격렬하게 비난했다.
담화는 “남조선에 억류되여 있는 우리 주민들의 대부분은 어린 자식들을 둔 가정주부들이며 지금 그들의 가족들은 그들이 하루빨리 무사히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억류된 우리 주민 전원송환문제는 인권과 인도주의문제인 동시에 북남관계와 관련한 중대문제”라고 주장했다.
북측이 4명의 귀순을 문제삼고 나섬으로써 당장 내일 적십자사를 통한 배와 27명 인도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 지 주목되며, 한미군사연습으로 긴장이 고조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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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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