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이 시작되자 한반도에 새로운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3월 초하루부터 한.미측과 북측 사이에 미묘한 메시지가 전달돼 의미 있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3월 들어 ‘한반도 위기설’이 감돌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화 분위기 형성으로도 해석되는 상황입니다.

북측은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키 리졸브 훈련을 맹비난하면서도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대화’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것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이는 키 리졸브 훈련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북한군 판문점대표부가 ‘서울 불바다전’ 운운한 것에 비하면 의미 있는 변화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3.1절 기념사를 통해 “북한은 이제 핵과 미사일 대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면서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사족이나 전제조건을 달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 의도로도 읽힙니다. 이 대통령의 3.1절 대북 메시지도 의미 있는 변화라 보여집니다.

미국측의 입장은 보다 더 구체적입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할 경우 미북 관계정상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목표가 ‘정권교체’(regime change)가 아니라 관계개선을 위한 ‘북한 지도부의 행동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이날 보즈워스는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을 했습니다. 즉, “우리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보길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보는 대로 북한을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이는 북미관계사에 있어 결정적 전환의 계기가 되었던 1999년 당시 대북정책 조정관인 페리의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자’는 발언을 연상시킵니다. 한미측이 북측을 있는 그대로 보길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상호 대화의 필요성이 나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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