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의 대북 심리전이 계단식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남측 군의 대북 심리전은 지난해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 이후 재개된 바 있습니다. 그때는 삐라(전단) 살포였습니다.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 이후 중단된 이래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2월 초에는 물품을 살포했습니다. 대북 물품 살포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4월 이후 11년 만에 재개된 것입니다. 이제 대북 심리전에서 남은 게 있다면 확성기 방송입니다. 지금 남측의 기세로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도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국방부가 24일 국회 국방위 송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대북 심리전 현황’에 따르면 우리 군은 올 2월 초부터 최근까지 1만여점의 물품을 살포했으며, 삐라도 연평도 사건 이후 최근까지 300여만장을 뿌린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북한에 살포된 물품은 일용품, 의류품, 의약품, 학용품, 식료품 등이며, 또한 삐라에는 이집트, 리비아 등의 민주화 시위 관련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고 ‘세습정권, 독재정권, 장기집권은 망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측이 이처럼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삐라 살포에서 물품 살포로 나아가고, 게다가 삐라에도 최근 이집트와 리비아의 민주화 운동의 내용을 담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때마침 불기 시작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바람이 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대북 심리전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남측의 공세적이고 적대적인 대북 심리전은 필히 북측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입니다.

제2의 연평도 사태가 우려됩니다. 북측은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이유로 남측이 먼저 북측 영해수역을 목표로 포사격을 했기에 ‘군사적 도발의 본거지’를 조준사격했다는 것입니다. 통상 남과 북의 군사적 긴장은 서로 위협한 만큼 비례해서 번갈아가며 그 수위가 상승됩니다. 어수선한 정세를 틈타 남측이 북측에 삐라에 이어 물품을 날렸습니다. 북측도 연평도 포격에 이어 그 이상을 남측에 날린다면 어떡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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