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에 대한 합의를 이끌기 위해 진행된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되었습니다. 9일 남북은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이틀째 군사실무회담에서 아무런 합의도 도출해내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대표단은 오후 2시50분 일방적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가 다음 회담 일정을 정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회담 결렬’을 인정한 것입니다.

남북 양측은 이틀간의 협상에서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고위급 회담 의제와 참석자의 지위 등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고위급 회담 의제와 관련 남측은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우선 논의하는 ‘2개 의제안’을 제시했고 북측은 이 두 가지 의제에다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도 함께 다루자는 이른바 ‘2+1개 의제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또한,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의 급을 놓고도 양측은 이견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이 같은 결렬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두 가지 점에서 군사실무회담 합의 가능성을 높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큽니다. 9일 오전만 해도 남측은 북측의 ‘2+1개 의제안’을 일부 수용하는 방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날 오전 중에 남측은 그간 북측이 제의해온 남북 적십자회담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대북 전통문을 발송했기에, 진행 중인 군사실무회담에 순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아예 일부에서는 남북 적십자회담과 고위급 군사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기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아쉬운 하루였습니다. 아니 어제까지 합하면 참으로 아쉬운 이틀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북측 군사실무회담 대표단이 일방적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남측에서 ‘완전 결렬’로 보고 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흔히 그러듯 남북 간 줄다리기의 한 과정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지금 한반도 정세와 주변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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