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호(84)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해국. [사진 - 정관호]
해 국
남쪽 바닷가 바위너덜이 고향인 풀꽃
줄기는 비스듬 이파리는 겹겹 살이 토실토실 쪘다
갯바람이 매웠던가 전신만신 털보숭이 줄기에는 빳빳이 심이 박혔다
가을 느지막 층층 쌓인 주걱잎에 얹혀 큰 송이로 피는 연자주 꽃
이른 서리 저어로워 혹 침노당하지 않을까
하지만 한겨울에도 반상록으로 버티는 튼튼이 내 집 뜰에 심고 싶은 해변 국화.
▲ 해국, 꽃. [사진 - 정관호]
▲ 해국, 늦가을. [사진 - 정관호]
도움말
해국은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多年草)이다. 줄기 아래쪽은 주걱처럼 생긴 이파리가 방석 모양으로 깔리고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듬성듬성 어긋난다. 이파리 양면에 잔털이 많이 나서 만지면 보드랍다. 7~11월에 걸쳐 줄기 끝에 연자주색 꽃을 하나씩 피우는데, 때로 흰 색이나 하늘색으로 피는 예도 있다. 늦가을 이울 즈음에는 줄기가 목질화(木質化)한다. 여느 풀꽃보다 꽃철이 길어서 늦게까지 푸르름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