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즉각 폐기하라!
정부가 한미FTA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설명회를 지역을 돌아가며 개최하기로 하고, 오늘 서울에서 그 일정을 시작한다.
이에 우리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설명회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협상 시작 전부터 양국의 주요 통상 현안인 스크린쿼터, 자동차, 쇠고기, 의약품 등을 소위 ‘4대 선결조건’이라며 미리 퍼주고 시작한 굴욕 협상 한미FTA는, 협상 과정에서 미미하기 짝이 없는 미국 시장의 관세를 제거하는 대가로 ▲광우병위험 쇠고기 수입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산물 개방,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의 서비스 개방, ▲개방 폭의 역진방지조항, ▲투자자-정부제소조항, ▲과도한 지적재산권 보호조항 등 국내 농업과 서비스업, 국가 공공정책의 기반을 파괴하는 위험천만한 독소 조항으로 가득 찬, 통상 역사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불평등 협정이자 망국 협정이 되었다. 이를 체결한다는 것은 나라 경제의 근간과 미래 먹거리, 그리고 경제 주권을 송두리째 미국에게 넘겨주는 ‘매국’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정부는 최근 재협상을 통해 거의 유일무이하게 ‘성과’라 자랑해오던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 소위 ‘이익의 균형’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농업을 다 내줘도, 서비스업을 다 내줘도, 자동차 분야에서의 성과가 있기 때문에 “상호 이익”이라고 강변해오던 정부는 이제 “자동차 수출은 원래 미국 현지생산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관세철폐나 세이프가드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2007년 협상의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자백한 것이며, 한미FTA 협상이 대미 굴욕 퍼주기 협상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협상 기간 내내 이러한 문제들을 누누이 지적하며, 협상의 전면 재검토, 협정의 폐기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그 때마다 돌아온 것은 “개방만이 살 길이다”, “수출만이 살 길이다”는 60년간 지겹도록 들어온 시대착오적 주문들이었으며, “쇄국정책 하자는거냐”는 악의적 매도였고, “FTA하면 6% 성장한다”는 엉터리 통계 조작이었고, 국민 혈세를 물쓰듯 하며 자행된 왜곡 홍보 뿐이었다. 이번에 개최되는 한미FTA 설명회는 여기에 “기왕 타결된 거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 “한미동맹 강화가 관세 깎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식의 엉터리 ‘사후 정당화 논리’를 덧붙이는 자리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겉만 번지르르한 홍보 논리를 갖다 붙인다 해도 한미FTA의 굴욕적 퍼주기 협상의 결과를 가릴 수는 없다. 정부는 왜곡 홍보에 국민 세금을 낭비할 생각하지 말고, 그 돈으로 즉각 이 망국 협정 한미FTA를 폐기하기 위한 준비나 해야 할 것이다.
2010년 12월 23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