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관호(84) 선생의 시와 사진으로 된 연재물을 싣는다. 시와 사진의 주제는 풀과 나무다. 선생에 의하면 그 풀과 나무는 “그저 우리 생활주변에서 늘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풀이요 나무들”이다.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 연재는 매주 화요일에 게재된다. / 편집자 주 |

단풍나무
단풍나무를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단풍나무를 알고보는 사람도 없다
가을에 붉게 물드는 것을 바라보며
곱다고 찬탄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 나무 저 나무를 두루 살피며
그 생김새를 챙기는 사람은 드물다
꼭 그래야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무 줄기를 만져보아도 다르고
이파리 생김새도 서로 다르고
열매도 조금씩은 각기 다른 것을
그것들을 시시콜콜 따지는 일이야
식물학자나 연구가들이 하는 바지만
최소한 조금씩 다르다는 것만은
알고 넘어가야 되는 일 아닐까
그것은 그 나무에 바치는 애정이고
그럼으로써 더 소중히 다루게 되고
역광에 반투명으로 비치는 아름다움을
자랑삼는 자부심의 발로일 터이다
우리들 저마다 고운 단풍을 기다리며
그 아름다움에 감사해 마지않을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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