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현재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인식하며, 상당 수 국민이 그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6월 11일부터 7월 22일 동안 전국 성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한국인(93.5%)들은 현재의 남북 관계가 악화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응답자 대부분(74.4%)은 북한이 남북 관계 악화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많은 국민들이 '북한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이 조사는 '북한의 어뢰 피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당했다'고 잠정 결론 지은 민.군합동조사단의 중간발표(5월 20일) 후에 이뤄졌고, 의혹 제기가 충분치 않았던 시점이라는 부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 조사에서는 한반도 핵 위기에 대한 인식 수준도 파악됐다. 65.7%의 응답자들은 한반도 내 핵 위기는 북한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적 차이에 따라서는, 보수 성향의 67.5%가 이같이 대답했으며, 진보성향은 58.8%로 집계됐다.
연구원 측은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 진보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일견 한국 정부와 미국에도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10.6%의 보수성향이 한국이 한반도 핵 위기에 책임이 있다고 한 데 반해, 진보성향에서는 18.1%가 이와 같이 말했다"고 설명했다.
응답 차이는 미국에 대한 인식 차이를 고려했을 때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미국에 대해 적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의 49.4%는 북한에게, 33.5%는 미국에게 한반도 핵 위기에 대한 책임을 돌렸다. 반면 미국에 호의적인 응답자의 70.5%가 북한에게 책임 소재가 있다고 했으며, 단지 11.7%만이 미국에게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미동맹에 대한 여론도 조사됐다. 국민의 87.3%가 한.미동맹은 미래에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미 동맹이 향후 불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한 응답자는 12.8%로 나타났다. 특히 "진보(86.5%)와 보수(86.9%) 양 쪽 모두에서, 미래에도 한.미동맹은 필요할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북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가 "남북 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대답했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대답한 사람들 중 41.9%는 그 이유로 북한이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북한 경제가 너무 부실하다고 답했으며, 32.3%는 북한이 한국을 침략할 시, 미국이 개입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조사결과 나타났다.
반면 "전쟁이 일어난다면 왜 일어날 것 같은가"는 질문에 대한 응답자의 42.8%가 북한이 현 정권을 유지시키기 위해 전쟁을 감수할 것이라고, 23.7%가 북한이 무력에 의해 한반도를 통일시키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사기관은 "두 가지 응답의 경우,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원인이 북한에게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66.5%)"고 설명했다.
조사는 개별방문 면접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9%p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