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이르면 오는 9월 초순께 경의선 복원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지난 12일 평양시 중구 목란관에서 방북한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 가진 오찬에서 `상급(장관급)회담에서 날짜가 합의되면 즉시 착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비무장지대(DMZ) 북측구간(장단-봉동 8㎞) 공사와 관련, `38선 분계선 2개 사단 3만5천명을 빼내서 즉시 착공하겠다`며 방법론까지 제시해 경의선 조기복원 의지를 드러냈다.

때문에 경의선 복원 공사 착공시기는 제2차 평양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9월 초순께부터 착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군이 공사에 투입되면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군이 군사문제가 아닌 경제 문제로 머리를 맞대게 된다. 남측 구간(문산 선유리-장단 12㎞)에도 철로 노반 다지기 공사 및 지뢰제거 작업에 국군 야전공병단 4개 대대 2천여명이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북한 인민군은 현재 협장농장 관리에서부터 양어장, 축사, 고속도로 건설 등 북한 경제재건의 구심체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경의선 복원 공사를 군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고, 결국 김위원장의 발언으로 이같은 분석은 사실로 입증됐다.

남북한은 앞으로 서울과 평양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핫라인을 통해 경의선 복원 공사에 따른 제반 문제를 협의해 나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남한과의 광케이블이 연결되면 일초도 안돼서 남쪽에 알릴 것을 알려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해 별도의 군사 직통전화를 설치하지 않고 광케이블로 연결된 핫라인을 이용할 것임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경의선 조기 복원 의지 피력에 따라 지뢰제거 등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한이 공동작업을 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남북의 복원구간에는 10만여발의 대인.대전차 지뢰가 매설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상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뢰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입로를 개설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헬기를 운행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200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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