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8월 13일 개점한 북녘의 옥류관은 평양직할시 중구역 창전동의 대동강변에 위치한 가운데 대동강의 맑은 물이 옷자락을 적시는 옥류암 위에 위치해 있다고 해 옥류관이라고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춘향전에서 춘향이가 건너는 다리가 옥류교로 김일성 주석이 옥류교 옆에 있으니 옥류관으로 이름 지으라 했다고 합니다.
북녘 최고의 식당인 옥류관은 당·정 간부 연회 및 외국인 접대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으며 주민들도 즐겨 찾고 있어 오전 11시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데 점심시간만 되면 손님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끝없이 길게 줄을 서곤 합니다.
2층의 한옥 건물로 지어진 본관은 연 건축면적이 1만2천800㎡로, 1층에는 100석짜리 식당 2곳과 8∼40석 식당 6곳이 있으며 2층에는 600석 규모의 연회장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1988년 9월 세워진 별관은 연 면적이 7천㎡로, 릉라도와 대동강이 한눈에 보이도록 설계됐으며 1천400석 규모의 야외식당과 연회장, 가족식사실, 대중식사실을 갖췄습니다. 이들 외에 길 건너에는 요리사들이 실습을 하는 곳인 ‘옥류관 전습식당’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는 순 메밀국수인 평양냉면으로 하루에 1만 그릇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0년간 옥류관을 찾은 손님은 총 6880만 명으로 단순 계산해도 매년 평균 137만6000명이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즐겼으며 월평균으로는 11만6700명으로, 매일 12시간씩 영업했다고 가정할 경우 시간당 평균 314명이 옥류관을 찾은 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옥류관도 개점 초기에는 하루에 국수 500그릇밖에 만들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작았으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지금에 이르고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옥류관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 2006년 본관 리모델링과 2007년 별관 및 모란각 개·보수도 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옥류관은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각각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평양냉면을 맛본 곳으로도 유명한데요, 2000년 정상회담 때 방북 이튿날 옥류관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남녘에도 많이 알려지면서 이후 평양을 찾는 남측 방문객들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김 주석은 옥류관 냉면의 맛까지 신경을 써 교시를 할 정도로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김 주석은 1989년 6월 16일 중앙 및 지방 책임일군협의회에서 “국수집을 하나 잘 건설하여야 하겠습니다. 평양 랭면과 쟁반국수는 옛날부터 유명합니다. 특히 쟁반국수가 소문이 났습니다. 그런데 지금 평양사람들이 쟁반국수를 잘 만들줄 모릅니다. 지난 4월에 옥류관에 가서 쟁반국수를 먹어보았는데 쟁반국수에 찬 육수물을 들여왔습니다. 아마 옥류관 료리사들가운데 쟁반국수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없는것 같습니다. 원래 평양쟁반국수는 큰 쟁반에 국수와 꾸미를 담아놓은 다음 더운 닭고기육수물을 옆에 놓고 국수가 식을세라 계속 부으면서 먹습니다. 쟁반국수에 닭고기와 소고기, 돼지고기, 버섯, 녹두나물같은 꾸미를 많이 놓아야 맛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쟁반국수를 놓고 술을 마시였는데 쟁반국수에 꾸미로 놓은 닭고기와 소고기, 돼지고기, 버섯, 녹두나물을 술안주로 먹었습니다. 향산읍에 국수집을 차려놓고 평양 랭면과 쟁반국수를 만들어 팔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호기심이 나서도 사먹을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1979년 11월 3일에는 경공업부문과 인민봉사부문 핵심일군협의회에서 “모든 식당들에서 음식의 질을 높이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옥류관에 가지 않고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 식사를 할것입니다. 음식의 질을 높이려면 식당들에서 음식을 전문화하게 하여야 합니다. 어떤 식당에서는 불고기를 전문하고 어떤 식당에서는 지짐을 전문하며 어떤 식당에서는 국수를 전문하고 어떤 식당에서는 떡이나 떡국을 전문하게 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음식의 질도 높일수 있고 시민들이 구미에 맞는 음식을 마음대로 사먹을수 있습니다”고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녘에서 보도되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제는 옥류관이 냉면뿐 아니라 별미 요리로 이름을 날릴 날이 머지않았다고 보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옥류관은 자라, 왕개구리, 철갑상어, 메추리 등 이색적인 요리를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끄는데요, 지난해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철갑상어를 양식하는 신창양어사업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철갑상어 요리를 선보이게 되는 등 이색요리들이 김 위원장의 지시에 의해 선보이게 됐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이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어쨌건 간에 보양식이지만 쉽게 양식을 하지 못하는 이색요리들을 개발해 소개하는 것은 우리 음식문화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해외에 주재한 한국대사관에서 천안함 사태 이후 교민들에게 국가보안법이 적용될 수 있으니 북한식당의 출입을 자제하라고 통보했다는 소식은 참 슬프기만 합니다. 그러면 그동안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여행을 갔던 사람들을 다 잡아들이기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요즘 정말 세상 살기가 빡빡해 숨이 막힌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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