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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추
숲이건 길이건
늘 가장자리서 만나게 되는 풀
가지런한 이파리는 총총
한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높이 솟는 꽃대는 깃대
내건 꽃깃발도 한쪽으로 나부껴
해를 흠모해서인가
찾아오는 이를 반겨서인가
그 갸륵한 성미
일부러 화단에 가꾸는 이들도
가장자리에 줄지어 심으니
그대 성정을 헤아려서인 듯
겸손하면서 굳세고
섬세하면서도 날씨를 타지 않고
미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
도심에서까지 자주 보게 되는
모든 이의 마음 다스리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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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호
cow@cho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