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당국은 이번 의장성명 채택을 환영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로 북한의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고, 한국에 대한 추가적 도발 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왠지 공허해 보입니다. 그간 남측의 온갖 행위와 언변들, 즉 이명박 대통령의 5.24전쟁기념관 대북 경고발언, ‘유엔헌장 위반과 정전협정 파기’, ‘준엄한 국제사회의 심판’ 등등에 비쳐볼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북측 당국은 안보리가 “아무런 결의도 채택하지 못하고 똑똑한 판단이나 결론도 없는 의장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끝났다면서 “진상도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서둘러 상정 취급하다나니 달리는 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만족해했습니다. 나아가 북측은 “유엔에 갈 필요가 없이 북남사이에 해결되었어야 했다”고 꾸짖으면서 “국방위원회 검열단이 현지에 들어갈 때까지 해저상태를 포함한 사건현장을 일체 꾸밈없이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여유를 부렸습니다.
아무튼 이번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으로 그간 숨 가쁘게 전개된 천안함 외교전이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의장성명에 대해, 남과 북이 서로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남한의 외교적 실패입니다. 아니 한만 못한 격이 된 것입니다. 천안함 사태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천안함 수렁’에 갇혀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천안함 사태의 진상규명을 계속 하되 동시에 출구전략도 마련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