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조단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그 침투 경로는 “수중으로 서해 외곽을 우회”했으며, 그 공격은 “치명적인 공격을 위해 야간에 목표를 식별하고 근접해 공격”했으며, 퇴각 경로는 “도발한 이후 신속히 현장을 이탈해 침투한 경로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았습니다. ‘홍길동 잠수정’이라는 말이 나올 법 합니다. 천안함에 장착된 소나(음파탐지기)도 제 역할을 못했으며, 게다가 당시 한미군사훈련 중이었으며, 막강한 이지스함도 무용지물이었던 셈입니다.
나아가 황당한 것은 아직도 북한의 이러한 잠수정 공격에 대한 대비가 없다는 것입니다. 합조단은 “잠수함에 대한 방어대책이 난해하다”면서 잠수함에 대한 가장 용이한 대응은 기지에 정박해 있을 때 식별하는 것이지 기지를 이탈해서 잠항이 시작되면 추적하는 것이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건 발생 2-3일 전쯤 북측 잠수함정 2척이 비파곶 해군기지를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 이후 어떻게 해서 백령도 사고 지점까지 들어왔는지는 몰랐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렇더라도 해양 경계가 필요하고 잠수함의 침투를 막는 초계함(哨戒艦)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잠수함 잡는 초계함이 거꾸로 잠수함에 먹힌 것입니다. 북한 잠수정이 침투해서 퇴각할 때까지 한미군사훈련, 이지스함, 초계함 등 거미줄 같은 모든 난관을 뚫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렇다면 과거에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겠지요. 여전히 ‘북한의 소행’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