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중항쟁 30주년 서울기념식에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보낸 축하화환(왼쪽), 행사 끝나기 10분전 교체된 조화(오른쪽)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광주민중항쟁 30주년 서울 기념식 시작부터 서울시와 한나라당이 '망신살'을 뻗쳤다.

18일 오전 11시 20분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주민중항쟁 30주년 서울 기념식(5.18민중항쟁 30주년기념 서울행사위원회 주관)에서 서울시 측은 '태극기' 지각 공수, 한나라당의 축하화환 등장이 연출된 것.

주한 독일대사, 주한 미국 부대사 등 외교사절과 정치인을 비롯하여 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애초 11시에 열기로 한 기념식이 20분가량 지연됐다.

이유인 즉, '태극기'가 없다는 것.
서울시 측은 기념식 무대 위에 '태극기'가 없다는 것을 늦게 발견하고 시청에서 급히 태극기를 공수해 오는 동안 참석자들은 고스란히 비를 맞고 앉아 있었다.

'태극기'가 자리잡은 뒤 열린 기념식은 추모 헌화와 분향을 시작으로 기념사가 이어졌다.

라진구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고귀한 희생이 있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할 수 있었다"며 "OECD 개발원조 위원회 회원국, G20 회의를 개최하는 선진 국가의 일원이 될 수 있음을 새기고 (광주)정신을 미래 지향적 도전정신으로 승화시키자"고 말했다.

이병구 서울지방보훈청장도 "광주 민주유공자의 피와 눈물은 아래로부터 변혁을 가져와 87년 6월 항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모든 국력을 집중하여 OECD 경제성장에 만족하지 말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무대에 올라 "광주시민이 보여준 나눔과 역량의 가치는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세계적 상징"이라며 "모든 종류의 폭력에 맞서 싸울 것을 요구한다. 어떤 독재도 이 땅에 발 붙일 수 없음을 보여줘여한다"며 "깨어있고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강조했다.

▲라진구 서울시장 권한대행(맨 오른쪽)은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마지막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들이 함께 불렀으나 이병구 서울지방보훈청장과 달리 라진구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부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장에는 서울지방보훈청, 전남대, 재경광주일고 동창회 등 조화 속에서 유독 한 화환이 주목받았다.

한나라당이 '한나라당 대표 최고의원 정몽준'의 이름이 적힌 화려한 축하화환을 보낸 것.

참석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가운데 기념식 행사 도중 급히 조화로 교체되는 '코미디'가 연출됐다.

화환을 교체하러 온 꽃집 배달원은 기자의 질문에 손사레를 치며 "한나라당에서 급히 바꿔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행정상의 오류인 것으로 안다"며 급하게 자리를 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대변인은 "5.18기념식을 말 그대로 기념식 정도로 여기는 한나라당의 몰상식함을 보여준 단면"이라고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당장 5.18영령과 유가족 앞에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명숙,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대거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5.18 30주년을 기념했다.

한편, 오전 10시 광주 운정동 5.18국립묘지에서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식이 정운찬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국가보훈처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외방침에 반발해 시민사회단체가 대거 불참, 반쪽짜리 기념식이 됐다.

시민사회단체는 같은 시각 망월동 구 5.18묘역에서 기념식을 따로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명숙,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은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기자들이 몰려들자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이름의 축하화환을 급하게 봉고차로 이동시키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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