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원 연구실장은 11일 한반도평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기뢰에 의한 쉐이킹이펙트(Shaking Effect)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천안함 침몰에 대한 민군합동조사단의 2차 중간발표를 앞두고 박선원 미래발전연구원 연구실장은  "기뢰에 의한 쉐이킹이펙트(Shaking Effect, 흔들기 효과)가 원인"이라는 해답을 제시했다.

'북한의 어뢰공격설'에 대해서는 "콜라캔에 화약넣고 던지는 것"에 빗대며 "증거 불충분"이라 일축했다.

기뢰폭발 충격파에 의한 쉐이킹이펙트가 침몰 원인

박선원 연구실장은 11일 오후 6시 서울 한남동 하이원빌리지 다목적실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공동대표 임동원 백낙청) 월례토론회에서 "최종판단은 화약성분, 파편 등 구체적 증거를 두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실장은 천안함 침몰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통해 자신의 논리를 폈다. 이에 따르면, 침몰 가능한 폭발 지점은 세 지점(사진참조). 

▲ 박실장은 천안함을 침몰시킨 폭발 지점으로 A지점을 지목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A와 B지점은 어뢰가 아닌 기뢰폭발 가능지점이다. 박 실장은 이 중 "B지점의 기뢰폭발은 폭발력이 매우 커 물기둥으로 배 전체를 터뜨릴 수 있고 환자도 심각해야 한다"며 천안함의 침몰 원인으로 A지점의 기뢰 폭발을 지목했다.

A지점에서 기뢰 폭발이 있게 되면 충격파는 수면에서 꺾여 배 측면에 충격을 주는 동시에 바다 밑바닥을 치고 올라와 배 하부에 충격을 가하게 된다는 것. 이 경우 상대적으로 장병들이 덜 다친다는 설명이다.

이상은 기뢰 폭발의 3가지 타격방식인 △다이렉트 데미지(Direct Damage, 직접적 피해) △버블제트 △쉐이킹이펙트 중 쉐이킹이펙트에 해당한다고 박 실장은 정리했다. 

즉 천안함 생존자들의 상태를 고려할 때 충격파에 의한 쉐이킹이펙트가 침몰 원인이 된다는 얘기다.

어뢰 폭발에 해당하는 C지점의 경우 배와의 거리가 불과 3미터 정도다. 이는 어뢰의 근접신관이 작동하는 거리다. 이 경우 화약도 남고 구멍도 뚫려야 하는데 천안함 인양 이후 발견된 흔적으로는 그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즉 침몰 원인은 어뢰에 의한 수중 비접촉 폭발과는 거리가 멀다는 결론이다. 또 박 실장은 이런 식의 어뢰 폭발은 직접 타격한 것은 아니라도 사실상 접촉 폭발로 간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거 안된 기뢰는 쓰레기수준?

각종 자료제시로 '기뢰에 의한 쉐이킹 이펙트'를 주장한 박 실장은 "합동조사단이 공부를 제대로 해서 비접촉 쉐이킹 이펙트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면 인정하겠다"며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을 보였다.

정부가 백령도 부근 기뢰는 거의 다 제거되었고 남은 것은 '쓰레기 수준'이라는 언급과 관련해서도 박실장은 "바다의 깊이에 따라서 다를 수는 있으나 올해 2차대전 당시 독일, 영국제 기뢰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천안함을 침몰시키는 수준의 것"이라며 "70년대에 사용한 기뢰가 쓰레기 상태임을 어찌 단정지을 수있냐"고 꼬집었다.

▲박선원 실장이 제시한 최근 영국에서 2차대전 당시 사용됐던 독일, 영국제 기뢰제거 작업모습.

그러면서 "기뢰로 인해 사고가 많은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라며 "그에 준하는 대책을 세우고 책임을 질 문제이지 대책없이 어뢰에 당했다는 주장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LA타임즈 대니얼 핑크스톤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기뢰로 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나도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핵심 인사가 어뢰가 아닌 기뢰라고 했다"고 밝혔다.

"콜라캔에 화약넣은 게 어뢰인가"

정부가 증거라고 제시한 3미리 길이 알루미늄 조각, 3~4cm 마그네슘 조각을 두고 박 실장은 "어뢰가 콜라캔에 화약넣고 던지는 것이냐"며 어뢰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실장은 각종 어뢰 사진과 구조사진을 제시하며 "어뢰의 기본 구성요소를 보면 지상의 크루즈(순항) 미사일과 비슷한 것으로 복잡한 기계장치와 컴퓨터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어뢰의 복잡한 내용물을 발견한다면 어뢰로 인정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RDX(Reserch Development Explosive) 검출과 관련해 "합동조사단의 언급처럼 어뢰에만 쓰이는 것도 아니고 기뢰에도 사용되며 그러한 화약성분은 오히려 우방국일 수있다"면서 "냉정하게 말하면 우리의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이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한 증거물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RDX와 관련, 김태영 국방장관은 10일 RDX성분은 매우 보편적인 폭발물질이고 군을 비롯해 산업현장, 테러리스트들도 보편적으로 사용한다고 밝혔으며, 문병옥 합조단 대변인은 "기뢰에도 쓰인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실장은 어뢰공격에 무게를 둔 정부의 국제사회 공조와 유엔안보리 회부에 대해서도 "정부의 증거물을 국제사회가 납득할지 의문"이라며 "심지어 북한의 정찰총국이 무기거래상을 통해 어뢰를 구입해 사용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유엔안보리에서 추가 제재가 가능한 설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선원 실장이 11일 저녁 한반도평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천안함 침몰원인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참여정부 대양해군 정책 뒤짚은 MB 사죄해야"

박 실장은 이번 천안함 침몰에 대해 "북한 공격설이 맞다고 한다면 참여정부의 대양해군 정책을 뒤짚은 현 정부가 침몰원인"이라며 '정부책임론'을 강조하고, "(현 정부는) 참여정부의 안보시스템을 망가트린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자주국방을 내세우며 대양해군정책을 수립해 문무대왕함, 손원일함 등 막강한 해군전력을 구비했고 서해 NLL지역에 (이들을) 실전배치하여 북한이 절대 내려올 수 없도록 했었다"며 현정부의 실책을 지적했다.

"현 정부는 문무대왕함을 소말리아로 보냈고 손원일함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천안함 침몰이후 정부와 군 당국이 '국군 치욕의 날'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미 북한은 작년부터 대남전면대결태세를 선포했고 사실상 남북간 정전협정은 없어졌다고 했는데 그 당시 안보태세를 준비하지않고 이제와서 안보강화를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 잠수함 침투에 의한 어뢰공격을 허용한 것이 공안사범"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박 실장은 김태영 국방부 장관에 의해 '정치적 발언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서울지검에 고소당한 상태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이례적으로 공안부에 배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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