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이틀 동안 개성공단 현지 실태 파악을 진행했던 북한 국방위원회 소속 군부 인사들이 남측 입주기업을 방문해 남측 출입인원의 출판물, DVD 반입 등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북측 군부 인사들이 우리 업체를 방문하면서 우리 측 인원들의 출판물, DVD 반입 등으로 자기들 법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가 많이 있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0일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 단장이 보낸 통지문에서 북측 지역을 출입하는 인원들의 'DVD삐라(전단) 살포'를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당시 통지문에서 북한은 남측의 '대북삐라 살포'가 "최근에는 우리의 사상과 체제를 헐뜯는 불순한 내용의 삐라들과 추잡한 녹화물,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을 반영한 'DVD삐라'까지 대량 살포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북남협력 교류의 간판 밑에 동.서해지구 북남관리 구역을 통행하는 남측 인원들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DVD 반입 규제 조항이 없어 그동안 개성공단을 출입하는 남측 근로자들이 개인 감상용으로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이 담긴 DVD를 반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최근 정부는 내용에 상관 없이  DVD 반입 자체를 자제시키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DVD를 명확히 명시한 반출 기준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체제비난 등을 담은 출판물은 반출이 제한된다"면서 "10일 북한의 통지문 이후 방북교육을 강화하고 출입경 시 출판물이나 DVD 등 빌미를 줄 수 있는 행위가 없도록 당부하고 개성공단 지원단에서 특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 군부 인사들이 개성공단 남측 입주기업을 방문해 'DVD반입'을 문제 삼은 것은, 이들이 실태 파악 첫날 '대북삐라살포' 문제를 언급한 것과 연결돼 추후 조치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북한은 10일 전통문에서 남북 간 육로통행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이번 개성공단 실태 파악에서 북 군부 인사들은 "시설물이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특히 개성공단 내 15층 건물인 종합지원센터와 정배수장 시설 등은 높이가 70여 미터로 건물이나 시설 정상에서 개성공단 지구 밖의 개성 지역에 대한 전경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한다.

이 당국자는 "우수(빗물)관이 개성공단 지구 밖에 있는 강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쪽으로 사람들이 오고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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